<2015 광주·전남> '반나절 생활권'…서울-광주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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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광주·전남> '반나절 생활권'…서울-광주 90분
  • 오영수 기자
  • 승인 2014.12.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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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도 3월 개통…지역 발전 기회? VS 위기?

▲ 시험 운행 중인 신형 KTX 내년 3월 충북 오송부터 광주송정역까지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1시간 33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사진은 신형 KTX가 지난 4월 16일 시험 운행 중 김제역 구간을 지나는 모습.
서울에서 광주까지 1시간 33분.

2015년 3월부터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과 충청, 호남 지역의 '반나절 생활권'이 실현될 전망이다.

달라진 교통 환경은 문화, 관광, 의료는 물론 지역 경제와 주민 생활 전반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 "영화 한 편 끝나기도 전에"…서울-광주 1시간 33분

내년 3월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 용산역부터 광주 송정역까지 기존보다 66분 단축된 1시간 33분 만에(300km/h 기준) 갈 수 있게 된다. 용산역부터 목포역까지는 약 2시간 5분이 소요된다.

그동안 충청 이남에는 고속 철로가 놓여 있지 않아 서대전역부터 목포역까지 구간의 KTX 속도는 150∼220km/h, 광주송정역과 광주역 구간은 100∼160km/h에 불과해 '무늬만 고속열차'라는 혹평을 받아왔다.

고속 철로가 개통되면 2시간이 걸렸던 충북 오성부터 광주 송정까지 182.3km 구간 이동 시간이 54분으로 단축된다.

소요 시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1시간이 넘었던 열차 운행 간격도 30분 안팎으로 줄어들고 이용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일일 운행 편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4월 1일 KTX 개통 이후 지난해까지 광주·광주송정·목포·장성·나주·함평역 등 코레일 광주본부의 한 해 평균 이용객은 175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레일 연구원의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의 이용객이 27%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코레일 광주본부 전체역 이용객은 1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 가까워진 생활권…지역 발전 기회? VS 위기?

▲ 국내 최장 철도교량 정지고가 내년 3월 충북 오송부터 광주송정역까지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1시간 33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사진은 신형 KTX가 지난 10월 29일 길이 9천315m로 국내 최장 철도 교량인 호남고속철도 정지고가 위를 시험운행하는 모습.
광주·전남과 수도권 간의 접근성이 향상되면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지역 경제와 사회, 문화, 도시 공간 구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무등산 국립공원, 광주비엔날레, 2015년 9월 개관을 앞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문화·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면 일각에서는 서울-대구, 대전 KTX 개통 후 나타난 지방 의료와 쇼핑 수요자들의 수도권 유출, 소위 '역류(빨대) 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발전연구원이 2011년 발표한 '호남고속철도 개통 대비 광주 지역발전전략 연구'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개통은 문화·관광·마이스(MICE) 분야 및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한 도시재생, 도시 이미지 향상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당일 관광 증가, 중증 환자 등의 수도권 유출, 고급 서비스 품목의 역외 쇼핑, 항공 수요 감소 및 KTX 역사 주변 혼잡 등이 우려됐고 인구나 기업 입지 등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유통업계와 의료계는 고객 '엑소더스'(exodus·대량 이탈)을 우려하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암센터, 노인 질환 전문병원 등 경쟁력을 확보한 진료 분야에서 다른 지역의 환자를 추가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위기이자 기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료계는 1차 의료기관 진료 후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옮겨가는 중증환자들의 사례를 줄이도록 대학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과 하급 의료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관광 인프라 강화를 위해 전라도 음식의 관광상품화와 아시아문화전당, 전남-북-제주 연계 관광, 공·폐가나 구도심을 활용한 소규모 문화시설 조성 등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율성 브랜드 활용,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 활동 등 문화·예술 교류를 강화하고 심장병·암 등 특화 의료관광,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외곽에 위치한 광주송정역을 교통 거점으로 만들고자 복합환승센터 건립 및 지하철 개통, 시내버스 노선 증설, 우회도로 및 간선도로망 구축, 전남 서북부와 전북 일부 시외버스 노선 송정역 이전, 광주-인천 간 직항노선 개설 등을 진행 중이다.

▲ 호남고속철도 광주송정역사 내년 3월 충북 오송부터 광주송정역까지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1시간 33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사진은 호남고속철도 완공에 맞춰 신축 중인 광주송정역사를 지난 10월 29일 촬영한 모습.
◇ 광주역 진입·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 선정 '숙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충북 오송-광주송정역 구간 182.3km에 8조4천여억원을 투입하는 고속철 전용 철로 본선 신설 공사를 지난 9월 모두 완료했으며 시설물 점검과 성능시험 등을 진행 중이다.

내년 1∼2월 영업시운전을 거쳐 3월 1일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그러나 광주역 진입 방식을 골자로 한 세부 운영계획이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나 돼야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돼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거론되는 안은 모든 열차의 종착역을 목포역으로 설정하되 광주송정역으로 진입하는 열차 일부를 광주역으로 되돌리는 스위치백(switchback) 방식과 일부 열차의 종착역을 광주역으로 정하고 정읍역에서부터 기존 호남선을 따라 광주역까지 가게 하는 방식 두 가지다.

또한 '반쪽짜리' 호남고속철도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7년째 노선 확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광주송정-목포역까지 호남고속철도 2단계 공사도 조속히 완료돼야 한다.

전남도와 국토교통부,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9월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역을 모두 경유하는 고속철로를 신설하자고 의견을 모았으나 현재 기획재정부 협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들 기관의 협의안은 총 77.6km의 노선 중 광주송정역에서 고막원(무정차)역까지 26.4km는 기존 노선을 개량해 고속화하고 고막원-함평-무안공항-임성리역까지 43.9km는 신설하고 임성리역부터 목포까지 7.3km는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예상 사업비 총 2조4천731억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안대로 호남고속철도가 완전히 개통되면 기존 3시간 23분이었던 용산-목포역까지 구간은 1시간 59분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기재부 제안 등 다른 방안도 비교해봤지만 나주와 무안공항을 동시 경유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연말 안에 노선이 확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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