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왜 광주·전남을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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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왜 광주·전남을 외면하나?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5.02.0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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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섭 중국사회과학원 초빙연구원 / 전 국회의원
이제 중국을 제쳐놓고는 세계 경제를 논할 수 없을 만큼 각 분야에서 ‘슈퍼 차이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관광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급속한 고도성장과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씀씀이가 커진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급증하고 있다. 이미 2012년에 세계 제일의 해외여행 소비국이 됐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본토인의 해외 여행자는 연인원 1억1400만 명이고 해외 소비액은 1400억 달러나 된다. 이중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연인원 634만 여명으로 2013년(약433만명) 대비 46%나 증가했다.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가 한국이다.

문제는 중국 관광객이 이처럼 늘고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과 제주도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 특히 호남지역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중 광주지역 방문자는 1.3%인 5만7000명으로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적었다. 전남은 8만여명으로 1.9%에 불과하다.

민선 6기가 시작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중국 관광객 모셔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득과 고용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전라남도 역시 이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앞서가는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에 머물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중국 요우커들 시각에서 몇가지 대책을 생각해보았다.

우선 광주 전남에 가야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우리만의 ‘온리 원’(only one)을 발굴하여 상품화하고 브랜드화해야 한다. 불의에 항거해 온 정의로운 역사, 판소리 농악 서화 등 중국과 차별화되는 전통 문화예술, 맛깔스럽고 풍성한 먹거리, 천혜의 2000여개 섬과 자연환경 등을 한데 잘 엮어내면 요우커들에게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한류를 겨냥해 광주전남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제작도 적극 구상해 볼 만하다. 성형 치과 미용 등 의료미용중 경쟁력 있는 분야를 골라 특화하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중국의 3대 음악가인 광주 태생의 정율성 생가를 중심으로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중국을 광주김치축제에 적극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둘째 요우커를 겨냥한 쇼핑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쇼핑하러 한국에 왔다고 답한 비율이 73.8%에 이를 정도로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최대 이유는 쇼핑이다. 그러나 광주 전남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쇼핑 장소, 편의성, 접근성 등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요우커 관광에 필수적인 시내면세점 하나도 없다. 관세청에 따르면 금년에 4개의 시내 면세점이 신설되는데 우리 지역은 이번에도 빠져있다. 서울과 경쟁상대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관광객들이 필요한 쇼핑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매장과 시설은 갖고 있어야 한다.

셋째 접근성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중국인이 한국에 오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거리와 비용의 이점에 있다. 그런데 인천공항을 거쳐야만 광주전남에 올수 있다면 이러한 매리트가 다 사라지게 된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무안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적극 육성해 이곳을 통한 저렴한 패키지 여행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상점의 간판과 시내 표지판도 요우커 친화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기존 중국 여행객은 주로 호텔에 묵었다면, 최근에는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등을 많이 찾고 있다. 한국의 멋과 맛을 살린 차별화된 숙박 인프라를 보급하는 것도 주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요우커 유치를 위해 광주와 전남이 공동전선을 펼쳐야 한다는 점이다. 단일 관광권역으로 엮어내도 도시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운데 따로 가면 필패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상설조직으로 ‘광주전남관광본부’(가칭)를 설치하여야 한다.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다. 또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여행사들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젊은 층들을 겨냥해 인터넷 홍보도 다양화해야 한다.

두 단체장이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하나가 되고 시도민들이 마음을 다해 뒷받침한다면 요우커들이 ‘한국 가자’가 아니라 ‘광주에 가자, 전남에 가자’고 하는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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