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溫故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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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
  • 윤정한 위원
  • 승인 2015.03.03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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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정한 공학박사 /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광주데일리뉴스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윤 정한(尹 定漢)입니다. 저의 전공은 지질학의 일분과(一分科)인 응용지구화학(應用地球化學, Applied Geochemistry)입니다. 그리고 저의 칼럼명을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지질학을 하는 학자가 온고지신을 들고 나오니 조금은 좀 어색하게 느끼시지는 않으신지요?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공자(孔子)의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위대한 말씀입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도 합니다.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에서 나온 말씀인데 해석하자면 “옛것을 온전히 익히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옛것이란 과거의 선현들의 덕과 경서, 역사, 문화 또는 문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만을 보면 ”온(溫)은 읽어서 익힌다는 뜻“이고, 고(故)는 ”옛것“을 뜻하고, 지(知)는 ”안다. 이해한다. 알 수 있다“로 해석 할 수 있으며, 신(新)은 ”옛것에 비해 새로운 것, 즉 오늘날 많이 사용하고 있는 창조”를 의미합니다.

그간 많은 선비들이 온고지신을 해석하기를 “옛글을 익혀서 새 글을 알 수 있는 것”, “옛것을 알고 익혀야 새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역사에 담긴 옛것을 익혀 앎을 새롭게 한다”,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신문화를 계발한다“. ”처음 배운 것을 익힌 뒤에 반복하여 익히는 것“. 등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어쨌든 온고지신이라는 말씀은 고전적으로 보면 ”옛것“, 그리고 ”서책에 있는 글”, 그리고 현재적 의미로 보면 앞의 고전적인 의미를 포함해서 “이미 발간된 논문(論文)을 읽고 또 읽어서 새로운 이론을 개발한다든지, 물리화학적 및 생물학적 발명품”을 뜯어보고 또 뜯어보아서, 그리고 분석하고 또 분석해서 새로운 발명품이나 개량된 기기를 만들어 내는 생각이나 행위“ 등을 온고지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공부도 온고지신의 사고로 학습해야 합니다. 학습(學習)이라는 말 자체가 온고지신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공부하는 것을 습관으로 하라“는 의미보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부분을 음식을 삶을 때처럼 ”푹푹 쪄서 녹녹하게 익혀 위(胃) 등의 소화기(消化器) 계통에서 소화(消化)가 잘 되도록 하라“라는 의미로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즉, ”건성건성 넘기지 말고 읽고 또 읽어서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암기하라, 그리고 암기하는 것으로 끝나지 말고 내 지식을 새롭게 하라“ 는 의미가 내포된 낱말입니다. 글을 읽고 암기만하는 공부를 기문지학(記問之學)이라고 합니다. 모든 공부가 기문지학이 되어서는 안 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어야 살아 있는 공부라고, 즉 지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선배제현들이 이루어 놓은 실적(업적)에 대해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후배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선비들은 과거 선배제현들의 말씀이나 업적을 비하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현재 공부하고 연구하는 젊은 학자가 먼 과거가 아니라 1960년대에 공부하고 연구한다면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연구가 현재와 같은 수준 높은 내용의 연구가 이루어 질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그도 1960년대의 연구 이상을 뛰어 넘을 수가 없겠지요. 저는 언제부터인가 잠자리에 들어 잠들기 전에 부모님과 선영, 천지신명 그리고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존재물에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금년 초부터는 여기에 먼 과거로부터 현대까지 선배 학자, 의사 그리고 발명가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노고(勞苦)가 없었다면 제가 현재와 같은 문명(文明)세상에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생활할 수 있을까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감사한 마음이 충만합니다.

박고지금(博古知今)과 법고창신(法古創新) 등이 온고지신과 유사한 말씀으로 해석한 분도 계신데 이 말씀들은 온고지신과는 상당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박고지금(博古知今)은 시간적인 의미, 좀 더 넓게 해석하면 “역사적으로 옛 과거를 많이 알면 지금 곧 현재를 알 수 있다” 란 의미로서 온고지신에 비해 좁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하고,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의미의 차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문화적인 의미가 강한 반면에 법고창신((法古創新)은 문명적인 의미가 강한 것 같습니다.

좀 너저분하게 써진 것 같습니다. 해량해 주시고 제가 쓰고 있는 이 컬럼에 많은 애정과 질책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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