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대기업" 광주 전자업계 독자생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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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 대기업" 광주 전자업계 독자생존 안간힘
  • 박민우 기자
  • 승인 2015.06.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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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대기업 단가인하·해외이전설 영향
단순 부품조립으로는 한계, 독자모델 개발나서
일부 업체 아예 업종 전환, 공격적 R&D 승부수

"독자생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이 10년, 100년 미래를 모두 책임져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광주지역 전자업계가 탈(脫) 대기업 독자생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불황에 따른 경영난과 대기업들의 단가 인하와 생산라인 해외 이전에 대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단순 부품조립 후 납품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성장은 커녕 채산성만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확산되면서 자체 브랜드와 독자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인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한 TV·모니터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전자레인지 생산 라인에 30억원을 투자해 TV와 모니터 완제품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독자 브랜드인 '인아큐브(INACUBE)'를 론칭했다. 숙박업소, 병원, 학교 등 대기업 손길이 닿지 않는 틈새시장이 주요 타깃이다.

프레스 금형과 부품 생산, 분체 도장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부대우전자 백색가전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인아는 설립 30주년을 앞두고 현재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백희종 사장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는 물론 유럽시장에 꾸준히 노크하고 있고 바이어 상담도 잇따르고 있다"며 "총 17종의 모델을 상품군으로 개발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고, 연구개발(R&D)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하청업체인 디케이산업㈜(회장 김보곤)도 '디에떼'라는 고유 브랜드로 인공지능 제습기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씨엔티도 미니 벽걸이 세탁기 등 끊임없는 신기술개발과 매출 15%에 달하는 R&D 투자로 독자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특허만 5건에 이르고, 다수의 실용신안등록도 마쳤다.

20여 년 간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냉장고 도어를 납품한 프로맥엘이디는 지난 2009년 LED 조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과감한 투자와 특허, R&D에 올인하고 있고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첨단산단 2지구에 최첨단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올 초 국내 대기업과 OEM방식으로 30억원 규모의 실내 조명등 6만개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컨과 냉장고부품 제조기업인 태일전자는 아예 주력 업종을 바꿔 차량용 컨버전스 라이팅시스템과 나노급 필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자부품 단가 하락과 채산성 악화라는 위기상황을 R&D 투자로 맞서고 있다. 자체개발한 '보아빔'은 주차테러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이미 2만 여 대가 판매됐다.

세탁기 부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던 대신전자도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광의료시장에 진출해 두피진단과 스킨케어, 스마트신발 R&D를 진행 중이다.

광주지역 한 중소제조업체 관계자는 9일 "지역에 둥지를 튼 대기업들이 언제 해외로 이전할지, 글로벌 침체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불확실성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지역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독자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생명줄이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확대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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