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아시아문화전당 예술감독 "제작하는 극장이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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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아시아문화전당 예술감독 "제작하는 극장이 비전"
  • 한정원 기자
  • 승인 2015.06.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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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김성희 예술감독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9월 개관축제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문체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예술감독 김성희)이 9월 4~21일 개관 축제에서 '열병의 방'을 비롯해 아시아 중심의 작가 29명, 작품 33편을 선보인다.

태국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아핏찻퐁 위라세타쿤이 만든 첫 공연 '열병의 방'을 비롯해 대만의 대표 영화감독 겸 공연연출가인 차이밍량의 작품으로 개막작인 '당나라의 승려', 우즈베스키 출신 탈가트 바탈로프의 '우즈벡', 테헤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출가 및 극작가 아자데 샤미리의 '다마스커스', 싱가포르 연출가 호추니엔의 공연 '만 마리의 호랑이' 등을 선보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김성희 예술감독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공연예술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두 가지는 제작과 유통 시스템의 부재"라면서 "아시아예술극장은 제작, 순환 시스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예술극장과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시드니 캐리지웍스, 비엔나 페스티벌이 공동 출자·제작한 호추니엔의 '만 마리의 호랑이'의 예를 들며 "4곳의 공동제작 기관에서 1차 공연하고, 이를 관람한 해외 전문가들이 다시 작품을 초청함으로써 향후 2년간 공연 기회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개관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30여 개 작품 중 16개 작품이 이러한 제작 방식을 통해 제작됐고 향후 총 40여 회의 국제무대 투어가 이미 예정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기자들과 일문일답이다.

-2013년 5월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2년 간 개관을 준비해왔다. 아시아 전역에서 제작, 유통 시스템을 체계화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맨 처음에 저 자신도 잘 할 수 있을까 우려했는데 아시아의 모든 기관들이 다 동의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더라. 아시아문화전당만의 아이디어나 계획이 아니다. 2016년 문을 여는 홍콩의 엠플러스가 있고 대만에는 우리만한 규모의 기관이 2개가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 아시아에서도 같은 계획이 있어 세계 지도가 변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정책적인 방향도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현장 안에서 예술자, 기획자들의 요구가 넘치더라. 깃발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다들 준비가 돼서 (협업을 요청하면) 바로 실행이 됐다. 제 의지보다 잘 됐다."

-광주 지역의 예술가와 관객들과는 어떻게 접점을 만들 계획인가?

"광주가 인구 밀도가 낮고 관객들이 자주 보는 뮤지컬 공연의 티켓도 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작품을) 보여주는 극장이 아니라 제작하는 극장으로서 비전을 설계했다. 1년 중 6개월은 우리가 속한 커뮤니티인 광주을 바라보고, 나머지 6개월 동안은 제작에 힘쓸 계획이다. 광주 지역의 관객들과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서 시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년 중 한 달에 한번, 집중해서 열어 아시아, 서울에서 광주로 관객들이 이동할 수 있는 만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려 하고 있다. 일종의 (소통) 플랫폼인데 3주 안에 공연을 집중해서 보여줄 것이다. 6개월은 극장에 (작품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작품 제작에 집중할 거다. 주민들과 접합점을 만드는 부분 역시 작업 중이다. 최근 흥미로운 일이 있었는데 조선대학교 학생 600명이 사는 기숙사의 각자 방에서 학생들이 조명만 껐다, 켰다하는 방식으로 교향악단하고 연주하는 '빛의 오케스트라'라는 작업을 했다. 동시대 예술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하는 친숙한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개관 축제' 티켓 예매는 광주에서 미리 오픈했는데 3분의1 가량이 이미 소진됐다."

-장기적으로 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가장 중요한 건 천재 기획자가 와도 시스템을 세팅해 놓고 1년 뒤에 없어진다면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건 3년, 더 나아가 5년, 7년이 될 때가지 기회를 주는 거다. 그런 점도 관객들과 약속이 필요하다."

-세계 각지에서 관객들이 몰릴 텐데 자막, 통역 등도 중요하다.

"완전히 국제적인 프로젝트라서 번역, 통역 문제가 중요하다. 사무국에 통역을 담당하는 디렉터가 따로 있다. 이란, 아랍, 아프리카, 우즈베키스탄어 뿐 아니라 중국어도 본토, 대만 등 평소 우리가 안 쓰는 언어의 담당자가 따로 있다. 30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렇게 다양하 언어를 접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모든 공연의 언어는 한국어로 번역되고 그것은 다시 영어로 번역된다. 다 자막이 제공된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개관 전 공연으로 13~14일 오후 7~9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연출가 페르난도 루비오의 '내 곁에 있는 모든 것'을 선보인다. 관객이 침대 위에 누워 배우 한 명과 이불을 덮고 낯선 공간과 내면을 체험하는 작품으로 관객 1인당 10분씩 관람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공식 홈페이지(http://www.asianartstheatre.org/)에서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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