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일본어에 존재하는 국자(고유한자) 이야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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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일본어에 존재하는 국자(고유한자) 이야기[하]
  • 지경래 위원
  • 승인 2015.07.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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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경래 / 사단법인 빛고을정책연구센터 이사
(4) 일본 국자는 훈으로만 읽는다

‘일본 국자는 훈으로만 읽는다’라는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자가 가지고 있는 음(音)과 훈(訓)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 둘 필요가 있다. 한자는 뜻 글자이다. 따라서 한자에는 음(音)과 훈(訓)이 있다. 그러므로 한자를 읽을 때는 음(音)과 훈(訓)으로 읽는다. 이처럼 한자에서 말하는 음(音)과 훈(訓)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음(音)이란 말은 본래‘음독(音讀)’이라는 단어를 음(音)이라는 한 마디 말로 줄여 쓰는 용어다. 한마디로 말하면, 어떤 한자를 읽을 때 내는‘소리’이다.

한자는 본래 중국에서 들여 온 문자이기 때문에 애초에 그 음(音)도 중국의 음을 기준으로 하여 읽어왔다. 그래서 같은 한자‘人’를 두고 읽어보라 하면, 중국은‘rén(랜)’, 한국은‘in(인)’, 일본은‘jin/nin(진/닌)’이라는 음(音/소리)을 낸다. 이처럼 각각 내는 음(音/소리)가 약간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것은 나라가 다르고 역사와 전해 내려온 풍속, 관습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은 중국식 음, 한국은 한국식 음, 일본은 일본식 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훈(訓)이라는 것 역시 본래 중국과 일본에서‘훈독(訓讀)’이라 하여 쓰던 말을 훈(訓)이라는 한 마디 단어로 줄여 쓰고 있는 용어다. 이해하기 쉽게 우리말 용어로 바꿔 설명하면, 훈(訓)이란, 그 한자가 가지고 있는 뜻을 한국식 의미로 풀이(새기어)하여 읽는 것을 말한다.

‘天, 地’두 한자를 가지고 우리 말로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天, 地’라는 두 글자를 보자.‘天’자를 읽으면‘하늘’‘천’한다. 이 때의‘하늘’은 훈(訓) 즉 훈독(訓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天’이라는 한자를 한국식 뜻(의미)으로 풀이(새기어)하여 읽은 것이다. 그리고‘천’은 음(音/소리)이다.‘天’이라는 한자를 읽을 때 내는 소리인 것이다. 다음으로‘地’자를 보기로 하자.‘地’자를 읽으면‘땅’‘지’한다. 이 때의‘땅’은 훈(訓) 즉 훈독(訓讀)이다.‘地’이라는 한자를 한국식 뜻(의미)으로 풀이(새기어)하여 읽었다. 그리고‘지’는 한자‘地’자의 음(音/소리)이다. 이 음은‘地’라는 한자를 읽을 때 내는 소리이다.

이상, 이해를 돕는다는 생각에서‘天,地’의 두 한자를 가지고 우리말로 예를 들어 보았다. 한국인은 한자를 대하면 어떻게 읽을까. 한자는 뜻 글자이니까 당연히 필요에 따라 음(音)과 훈(訓)으로 일어야 하는데, 한국인에게 한자를 읽어보라 하면‘天’이라는 글자의 훈(訓)인‘하늘’은 머리 속에 넣어 둔 채‘천’하고 그 음(音)만 읽는다. 그러나 같은 한자를 써 놓고 읽어보라고 하면 일본 사람은 필요에 따라 그 한자를 음(音/소리)으로 읽기도 하고 훈(訓/뜻)으로 읽기도 한다. 이 점이 우리와 다르다 하겠다. 일본은 이와 같은 방법을 먼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쓰고 있다.

일본은 기존의 한자를 조합해서 만들었다는 일본의 국자(国字)라는 이 글자는 처음 만들 때부터, 읽을 때는 음(音/소리)은 읽지 않고 오로지 훈(訓/뜻)으로만 읽는다는 원칙이 있다. 그래서 이전부터 내려오는 말이, 이 국자를 이용하여 일본 전통적인 고유의 일본 본래 말(토박이말)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고 지키고 활용하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5)한국의 국자(고유한자)는 음으로만 읽는다

우리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한자는 오로지 음으로만 읽는다. 국자(고유한자)도 예외는 아니다. 한자를 조합해서 만들 때부터 음으로만 읽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국자는 처음부터 훈(뜻/의미) 즉 화어(和語,고유의 일본 본래 말(토박이말)로만 읽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훈(뜻/의미)은 머리 속에 넣어두고 음만 가지고 읽고 쓰고 기록하는 습관이 국자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 습성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그 전부터 전해 내려온 훈(뜻/의미,토박이말)으로 읽는 습성이 국자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한편, 말만 있고 문자가 없었던 그 당시이든 한글이 탄생한 이 후이든 간에, 국자를 만들려는 애당초 선조들의 목표는 문자가 없었던 그 시절, 기존의 한자를 조합해서라도 국자(고유한자)라는 문자를 만들어 그 문자로 우리 일상에 필요한 무엇인가를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기록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로 많은 한자가 중국으로부터 유입되고, 모두가 자유자재로 한자를 쓸 수 있게 되면서 무엇을 쓰고 기록하는데 있어,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동시에 일반인들이 사용에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자, 국자라는 문자는 자연적으로 퇴화 퇴색하고 그다지 쓸모가 없는 글자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후손인 우리들은 이제는 이와 같은 국자가 옛날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한다.

(6)맺음말

그러나, 두 나라는 옛날 자기 나라 문자가 없었던 때 중국에서 들여온 한자를 일상 생활에 적용하려 할 때 구문이 다르고 음운체계가 다른 한문과 한자를 소화하기란 어려움이 작지 않았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대로, 일본은 일본 나름으로, 일상 생활에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문자를 만들어 이용하려고 고안해 낸 문자가 국자(고유한자)라 생각할 때, 독자 여러분은 무조건 옛날에 이상한 글자가 있었구나 하고 흘려버릴 것이 아니라, 오늘에 사는 후손으로서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문자가 한글과 한자만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먼 옛날에 이러한 국자(고유한자)라는 글자도 있었구나 하고 알게 된 것 자체가 큰 소득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 동시에 문자를 만들려고 여러 모로 애쓴 옛 우리 조상의 모습을 이와 같은 문자를 통해서 오늘의 우리 글을 이해하는 폭을 넓혔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워낙 생소하고 이해가 쉽지 않은 내용이어서 독자 여러분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많은 예를 들고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고 싶었지만 이 정도에서 끝마치게 되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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