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파업 장기화…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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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파업 장기화…해법 없나
  • 김창용 기자
  • 승인 2015.09.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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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의견접근 이뤘으나 결국 '돈'이 발목 잡아
파업 길어질수록 해결비용도 커져 더욱 풀기 어려워

▲ 임금피크제를 놓고 노조와 갈등을 빚어온 금호타이어가 6일 오전7시 노조에 전면 파업에 맞서 광주와 곡성, 평택공장에 직장폐쇄조치를 내렸다
금호타이어 노사 분규가 전면파업에 이은 직장폐쇄로 갈등이 격화하면서 해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5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교섭 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채 서로를 비난하는 입장만 내놓고 있어 직장폐쇄 국면이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노조는 7일 오전 광주공장 인근 회사 운동장에서 광주·곡성공장 전 조합원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노조는 "직장폐쇄는 교섭 타결에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며 "책임있는 경영진이 직접 협상에 나서 성의있는 교섭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최근 내놓은 안을 노조에 최대한 양보할 수 있는 한계치로 강조하고 더이상 물러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기존 안에서 정말 많은 것을 양보했는데도 노조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표면적으로는 이처럼 양측 입장에 엄청난 간극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노사는 파업기간에도 교섭을 통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일시금 지급 규모를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현재는 다른 교섭까지 헝클어진 상황이 됐다.

올해 금호타이어 단체교섭의 핵심은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이다.

파업 이전부터 지금까지 노사는 16차례 교섭을 벌여 이에 대한 입장 차를 조금씩 좁혔다.

가장 최근 사측이 제시한 안은 ▲ 일당 2천950원 정액 인상(4.6% 인상) ▲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 ▲ 임금피크제 시행 노사합의에 따른 일시금 300만원 지급 ▲ 2015년 성과배분 (2015년말 연간 실적 최종 합산 후 지급) ▲ 무주택 융자 금액 상향 등이다.

최초안보다 진전된 내용으로 노조의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져 지난 주말 잠정 합의안이 나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있었다.

하지만 내년 임금피크제 시행을 전제로 올해 지급하는 일시금 규모를 놓고 이견이 발생했다.

사측은 올해 상반기 성과에 따른 70만원 추가 지급을 약속했으나 노조는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했다.

▲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6일 금호타이어가 직장폐쇄를 단행한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20여일을 넘어서면서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임금 지급 중단이 계속되자 근로자 임금손실이 1인당 300여만원 가깝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노조로서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플러스알파'를 필요했지만 사측이 이에 대해 난색을 보이면서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

사측으로서는 일시금 150억원에 성과금 75억원을 더해 225억원을 주기로 했지만 노조가 여기에 75억원을 더 요구했다가 전체 교섭이 무산된 셈이다.

쟁점을 대부분 합의하고도 결국 돈 때문에 파업 중단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돼 버렸다.

만약 파업이 더 길어진다면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드는 비용은 회사가 현재 겪은 매출손실에 비례해 더 늘어날 수 있다.

노사는 직장폐쇄 이후 추가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채 양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해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직장폐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지만 양측이 이처럼 자존심만 내세운 채 교섭을 회피할 경우 회사 자체는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중앙 정치권도 직장폐쇄이후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파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갈등을 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노사가 합의했던 사항이 더 많은 만큼 하루속히 협상테이블에서 양측이 만나 합의안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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