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털어 고향에 도서관 31년째 운영…전종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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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털어 고향에 도서관 31년째 운영…전종배씨
  • 박민우 기자
  • 승인 2015.10.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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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단위 전국 최초 도서관…학생·주민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아

▲ 영암지역 최초 도서관은 서호면에 있다. 1984년 5월 개관 당시에는 '면 단위' 전국 최초 도서관으로 화제가 됐을 정도다. 사진은 사재를 털어 도서관을 지어 관리, 운영하는 전종배(68·융성장학회 이사장)씨.

영암지역 최초 도서관은 '융성도서관'이다. 주민이 많은 읍 지역이 아닌 오지인 서호면에 있다.

1984년 5월 개관 당시에는 '면 단위' 전국 최초 도서관으로 화제가 됐을 정도다.

이 도서관은 최근 책상, 의자 등을 교체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신간도서 500여 권도 새로 사 비치했다.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의 하나로 자치단체 지원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산뜻하게 재단장해 다음달 초 문을 열 이 도서관은 고향을 사랑하는 한 향우가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주인공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30여 년간 도서관을 관리, 운영하는 전종배(68·융성장학회 이사장)씨다.

그는 부친과 함께 당시 거액인 2억원의 개인재산을 털어 대지면적 864㎡, 건축면적 270㎡, 지상 1층의 도서관을 지었다. 주민과 지역, 학생 모두 크게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아 도서관 이름도 '융성'으로 붙였다고 한다.

전 이사장은 융성장학재단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도서관을 관리, 운영해 왔다.

그는 21일 "10년 전만 해도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교사와 함께 공부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인구 감소로 이용률이 떨어져 안타깝다"면서 "리모델링으로 편의시설이 개선된 만큼 학생은 물론 주민들이 많이 찾아와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 전종배 영암 융성장학회 이사장

전 이사장은 앞으로 사재를 더 투입해 도서관을 증축할 계획이다.

그림, 서예 등 작품 전시와 함께 명사 초청 강연회도 열리는 주민 문화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융성장학회도 지금까지 1천7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매년 대학생과 중·고등학생 15명에게 장학금을 준다.

15년 전부터는 효부, 효자 자녀에게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충효사상을 늘 강조한 전 이사장의 뜻이 담긴 것이다.

그는 "새로 단장한 융성도서관이 마을의 문화 소통공간 역할에서 더 나아가 마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전 이사장의 고향 사랑이 각박한 세상에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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