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국제스포츠 도시가 된 기분이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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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국제스포츠 도시가 된 기분이었다(2)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5.1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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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하계U대회 자원봉사 활동체험기]

▲ 광주U대회 자원봉사자 최준원

◇봉사활동을 한 U대회 주경기장…월드컵 경기장의 모습

필자는 경기시작 2일 전부터 봉사할 장소에 나가 경기장의 이모저모와 대회 전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원활한 안내와 봉사를 하기 위한 체크를 했다. 근무할 장소의 시설 배치 현황과 출입통로 등을 사전에 숙지할 필요성이 있었다. 내가 근무했던 선수의무지원센터는 월드컵 경기장 건물의 1층 중앙 통로의 좌측에 있는 사무실이었다. 중앙통로의 바로 앞 트랙선 곁에 설치된 시상대(메달을 수여하는 곳)와의 거리는 약 30m. 그래서 환자가 없을 때는 운동경기를 관람하고 선수와 임원들과 대화도 나누고, 메달을 수여하는 시상식을 자주 구경할 수 있었다.

월드컵경기장에서는 금메달 50개가 걸려있는 육상 종목들이 치러졌다. 100m 달리기, 400m, 110m 허들, 멀리뛰기,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원판던지기, 창던지기, 장대높이뛰기, 1500m(이상 10개 종목을 10종 경기라 함), 200m, 400 허들, 800m, 1000m, 1500m, 3000m, 5000m, 20km 경보, 20km 하프마라톤 등의 경기들이 진행되었다.

20km 하프마라톤의 경우 계속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되었는데 일본 남자 선수들이 1, 2, 3위를 차지하고 시상대에 올랐다. 놀라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20km 여자 하프마라톤은 중국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 남녀 선수들의 공통점은 키가 170cm 내외로 작고 몸이 왜소하여 약해 보였다. 황영조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던 때의 모습이 불현 듯 떠올랐다.

또한 이웃나라 선수들의 선전을 보며 800m 이상 중거리 종목이라면 우리 한국 선수들도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 했다. 150개의 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 경기에서 한국은 동메달 하나도 획득하지 못했다. 스포츠의 기본이 육상인데, 김국영 선수는 육상 100m 경기에 출전하여 10초16으로 한국의 기록은 경신했으나 메달은 따지 못했다. 한국은 육상에서는 메달 하나도 따지 못하고도 종합 우승을 한 셈이다. 한국이 앞으로 어떤 종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할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사건이었다. 참으로 아쉽고 또 아쉬운 모습이었다.

◇U대회의 특징 - 올림픽과 다른 점

U대회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해도 그 선수 나라의 국가(國歌)를 연주해 주지 않았다. 대신에 U대회의 찬가를 연주해 준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국경을 초월해서 대학생들의 우정과 화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또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해도 국가의 포상금이나 연금혜택이 없었다. 그것은 승부욕에 사로잡힌 과열 경쟁보다는 대학생들의 ‘Fair play’와 ‘Sportsmanship’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마라톤도 42.195km 풀코스가 아닌, 20km 하프 마라톤만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지만 U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미래 지도자인 세계의 대학생들이 자주 만나 공정한 경쟁과 우정을 나누는 잔치를 향유하게 하려는 것이다.

◇외국 선수들의 표정과 희망 사항

외국 선수들은 승부욕보다는 선수들 간에 우정을 쌓고 화목과 여행, 관광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이 느껴졌다. 참으로 밝고 명랑한 선수들이 많았다. 낭만을 즐기려는 대학생 같은 활달함이 참 보기가 좋았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광주는 ‘깨끗하고 공기가 맑고 인정이 많은 도시’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구경할 만한 곳과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묻기에 우선 구 도청 앞 금남로 민주화의 거리와 예술의 거리를 구경해 보고, 구 도청 앞 분수대 밑에 지하에 있는 한국 전통기념품 가게를 들러 보라고 했다. 자세한 것은 선수촌에서 안내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또 선수촌 밖으로 나가 보통 식당에서 한국의 식사를 해 보고 싶다고 말하는 선수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경기장 내의 여러 부서와 관람석을 찾아가는 안내 표지판이 전혀 없어서 매우 불편해 했다. 경기장과 숙소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힘들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봉사자로서 느꼈던 소감

이번 대회는 우리가 종합우승을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저력과 광주의 명예를 전 세계에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1위 한국 금47개, 2위 러시아 금34개, 3위 중국.

이번에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그 자체만으로도 필자에게 큰 기쁨이자 내 인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봉사기간 동안 날마다 10여개 국가의 선수단 및 외국인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구경을 하면서 광주가 세계 스포츠 도시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했으며 보람찬 시간들이었다. 앞으로 다른 분들도 분야에 상관없이 꼭 봉사활동에 참여해 내가 느꼈던 기쁨을 맛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영어 통역 봉사자 5명이 출근 때 같이 만나면 오늘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교제하며 참 즐겁고 재미있게 봉사활동을 이어 갔다. 성균관대 4학년 문다은 양은 말솜씨가 아주 빠른 편이고, 조대여고 3학년 박효진 양은 말씨가 예쁘고 발랄해서 외국선수들부터 많은 호감을 받았고 선수들로부터 뱃지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였다. 주부 곽성미 씨는 영어 발음이 정확하고 쉬운 영어를 잘 구사해서 대화를 나누는 외국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를 잘하는 편이었다.

U대회는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임에도 정작 한국 대학생들의 경기 관람자가 너무나 적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직접 축제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일지 모르겠다. 참 안타까웠다. 더욱 더 아쉬웠던 점은 관중석에 관람객은 없고 그 자리를 서포터즈들이 채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 정책으로 대회 자체는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시민들이 참여하여 기쁨과 수익을 함께 나누지 못하고 우리는 운동장만 빌려준 모양새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광주U대회 성공의 원동력인 공동체 정신과 시민의 에너지를 더 결집하고 확대 재생산하여 광주를 세계적인 컨벤션도시, 국제 스포츠도시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거기에 청년의 일자리가 있다. 청년들이여! 힘을 내라! 광주의 빛이여, 세계를 비추어라. 광주의 별이여, 영원히 빛나라.〈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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