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마크 오스본의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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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신세계] 마크 오스본의 '어린왕자’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5.12.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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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원작 정신 잘 살린 ‘영리한’ 시나리오
영상에 마법 불어넣은 다양한 애니 기술도 놀라워

 

애니메이션 <어린왕자>가 개봉 직후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린왕자>(감독 마크 오스본)>는 23일 개봉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소설을 기초로 엉뚱한 할아버지를 만난 소녀와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교차시켜 원작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냈다.

또 이 영화는 예고편에서 보이듯 CG 애니메이션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사용, 서로 다른 세계의 질감을 살려내 애니메이션 팬들을 열광케 했다.

특히 <어린왕자>는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가 돋보이는 바,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층 더 모았다.

<어린왕자>는 '트론' '더 브레이브'의 제프 브리지스, '인터스텔라'의 맥켄지 포이를 중심으로 '어바웃 타임' 레이첼 맥아담스, '스파이더맨' 제임스 프랑코 등 헐리우드 배우들의 목소리만으로도 열연이 느껴져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내일을 위한 시간' 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마리옹 꼬띠아르, '체' 연작으로 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베네치오 델 토로도 출연해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 왜 ‘어린 왕자’ 21세기 버전을 꼭 봐야 하나

<어린왕자>는 250개 언어로 번역돼 1억 45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다.

<쿵푸 팬더>(2008)>의 연출자 마크 오스본이 생텍쥐페리를 처음 만난 건 25년 전쯤이다. 아내가 선물한 책을 읽고 나서부터 영화를 구상했다. 왜?

마크 오스본은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어린왕자>의 제작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생텍쥐페리를 다시 읽고 싶다는 감정을 불어넣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어린왕자>의 모든 것은 ‘플랜 맘’(레이첼 맥아담스)이 짜놓은 인생계획표대로 살던 소녀(맥켄지 포이)와 옆집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제프 브리지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이 할아버지야말로 생텍쥐페리의 오리지널 스토리에 등장하는 비행기 조종사다. 이 둘의 만남에서 비롯된 이야기 전개 속에 생텍쥐페리의 원작이 들어가 있는 모양새.

마크 오스본은 <어린왕자>를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감히 생텍쥐페리의 위대한 원작에 누를 끼칠까봐서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그쳤다. 그는 생텍쥐페리의 원작을 자기 방식대로 다시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아주 영리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웃집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가 어린 소녀에게 들려주는 다른 시대의 이야기가 마법 같은 모험 이야기의 시작이다. 모든 사람이 <어린왕자>를 읽게 하겠다는 마크 오스본의 목적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젊은 시절 사막에서 우연히 만났던 어린왕자를 그리워하는 괴짜 조종사와 그의 이야기 속 어린왕자를 직접 찾아나서는 소녀의 감동적인 여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기술의 총집합이란 점에서도 <어린왕자>의 새 버전은 주목받을만하다.

스톱모션, CG애니메이션, 전통적인 만화, 파피에 데쿠페(papiers découpés, 자른 종이) 등. 이것들은 마법적인 모험에 수많은 시각효과를 덧칠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이를 통해 나타나는 각각의 우주는 한 편의 시(詩)가 되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것은 한없는 자유의 느낌을 준다. 꼬맹이시절 밀가루반죽을 오물조물하며 무엇이든 만들어내곤 했던 그런 기분이랄까.

영화는 마크 오스본이 걱정했던 것처럼 생텍쥐페리를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려 했는지 한 장면 한 장면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무엇보다 사랑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봐야 마땅한 영화다. 여섯 살배기와 어른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 다르듯.

이는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를 ‘어린아이였던 옛날의 레옹 베르트에게 헌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마크 오스본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21세기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었다는 찬사를 받을만한 이유다.

 

◇ 동심을 선사할 명대사

<어린왕자> 속 명대사에 몇 줄을 미리 한번 들여다보자.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기르고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테니까."

“나를 길들여줘...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그러나 만일, 네가 무턱대고 아무 때나 찾아오면, 난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니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 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거란다."

영화 <어린왕자>를 본 관객들의 생각을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을지... 영화 <어린왕자>의 활약을 감상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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