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100년'…아픔의 공간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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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100년'…아픔의 공간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 최철 기자
  • 승인 2016.04.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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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소록도병원 전경.

섬의 모양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소록도'(小鹿島). 이 작은 섬에는 한센인이 겪어야 했던 100년의 기억이 곳곳에 있다.

지금은 현대식 병원과 거주지에서 한센인 500여 명이 치료·보호받고 있지만 한때 이곳에서는 강제 노역과 폭행·감금 등으로 얼룩진 역사가 계속되기도 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의 시작은 1916년 2월 설립된 '소록도 자혜의원'이다.

당시 일제는 한센병 환자를 전문적으로 수용할 시설로 자혜의원을 설립했으며 이듬해인 1917년 5월 17일 정원 100명에 환자 73명으로 공식 개원했다.

1934년 10월에는 이름을 '소록도 갱생원'으로 바꾸고 규모를 늘려 환자 수가 1935년 3천700명, 1937년 4천700명, 1938년 5천 명, 1940년 6천100명 등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늘어난 환자를 관리한 방법은 통제였다. 당시 총독부는 환자의 노동력을 동원하고 폭행과 감금, 단종수술 등을 자행했으며 갱생원 내에 형무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해방 이후 병원을 운영하던 일본인은 물러났지만 혼란은 계속됐다. 내부 갈등으로 무장 치안대가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고 전쟁의 불길을 또 한 번 겪어야 했다.

이후 정부는 1968년 11월 전국 5개 나병원을 통합해 '국립나병원'으로, 1982년 12월에는 '국립소록도병원'으로 이름을 각각 바꾸며 환자 치료·보호에 매진했다.

이에 환자 수는 점차 줄었으며 1984년과 1989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소록도병원을 직접 찾아 한센병 환자를 위로·격려하는 역사적 방문도 이뤄졌다.

▲ 소록도에 위치한 ‘자혜의원’으로 한센병 환자들을 차료하던 시설로 1917년 5월 17일 개원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한센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많이 개선돼 2014년 3천54명, 2015년 2천445명등 해마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소록도를 찾는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소록도병원에는 539명의 환자가 머무르고 있다.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의 중증 환자 120명(22.3%)은 질병의 유형 및 정도에 따라 '믿음·소망·사랑·행복' 치료병동에 입원해 진료를 받는다.

반면 증상이 가벼운 나머지 경증 환자 419명(77.7%)은 중앙리 등 7개 마을의 요양 병동과 병사에서 생활하며 외래 진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이다.

국립소록도병원 환자 현황 [보건복지부·국립소록도병원 제공]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간호 인력은 4개 마을 치료실에 상주하면서 의료진과 함께 요양 병동과 병사를 방문해 환자에게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소록도병원 입원 환자의 평균 연령은 74.7세로 대부분이 고령 환자다. 특히 60세 이상 환자는 502명으로 전체의 93.1%에 달한다. 일반 노인성 질환자가 대부분이다.

현재 입원한 환자 가운데 양성 환자는 9명뿐이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은 한센병의 합병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지원이 필요한 1, 2급 장애인이다.

입원 환자의 주요 상병 [보건복지부·국립소록도병원 제공]

보건복지부와 국립소록도병원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14.8%는 신경병성 궤양을 갖고 있으며 우울증, 치매·인지장애 등의 질환을 앓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높은 편이다.

한편, 한국한센복지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한센인은 총 1만843명으로 이 가운데 활동성 환자는 190명(0.0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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