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승원 "글 쓰는 것이 오로지 보람이자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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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승원 "글 쓰는 것이 오로지 보람이자 기쁨"
  • 최철 기자
  • 승인 2016.05.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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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토굴 저술활동 "꽃 만발한 바닷가 산책하며 영감“
딸 한강은 나를 넘었다…“어린시절 책에 묻혀 살아”
▲ 해산토굴 나서는 한승원 작가.

장흥군 안양면 사촌리 율산마을 '해산토굴'에 사는 한승원(78) 작가는 17일 딸 한강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 축하 전화를 받느라 잠시라도 짬이 없다.

한 작가는 "이 상이 이렇게 큰 상인 줄을 몰랐다. 언론이고 아는 사람들이고 전화가 끊이지 않아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작가들은 우리 세대 소설가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섬세함과 문학적 감수성 등을 갖고 있다. 딸도 마찬가지로 시적인 감성이 뛰어나 문체가 아름답고 힘이 있다"며 "딸의 소설을 읽어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나도 소설 문장을 더 아름답게 다듬으려고 애쓰며 딸에게 많이 배운다"고 평했다.

그는 "강이는 이미 나를 뛰어넘었어요. 소설을 읽으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고 내 소설의 문장을 더 다듬으려고 노력하며 딸한테 많이 배웁니다"

한 작가에게 딸이 세계적 권위의 상을 받은데 대한 아버지로서의 소감을 물었다.

한 작가는 “자식들이 어머니 아버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는 자식이 아버지를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에 큰 효도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한 한강(46)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딸은 어렸을 적에 책을 많이 읽은 공상가였다"며 수상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작가는 "무엇보다 한국문학이 한류처럼 문이 열려 딸의 수상을 계기로 세계에 알려지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제 세계가 한국의 젊은 세대 작가들의 수준 높음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20년 전에 창작 공간인 '해산토굴'을 지어 고향에 정착한 한 작가는 아내 임감오(76)씨와 함께 생활하며 자연을 벗 삼아 저술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글 쓰는 것이 오로지 보람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해산토굴에는 입구에서부터 사랑초꽃이 만발해 발 디디기 힘들 만큼 온 정원을 뒤덮고 있다.

그는 이 꽃과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글을 쓰는 힘을 보탠다고 했다.

오전에는 주로 시와 소설을 쓰고 오후에는 산책이나 운동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아침에 6시30분 일어나서 책도 읽고 소설도 쓰고, 시도 쓰고 하는 것이 일과다.

그는 "20년째 살지만 여기서는 혼자서 글을 안 쓰면 심심해서 살 수가 없다"며 "늘 책 읽고 열심히 시와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이달 안에 '이별 연습하는 시간'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서정시학'에서 펴낼 예정이다.

9월에는 '달개비꽃 엄마'라는 장편 소설을 출간 준비하고 있다.

매일 오후에는 주로 1시간 정도 건강을 위해 마을 앞 여다지 해변을 산책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는 "바닷가에 가면 해당화 꽃이 만발해 있다. 나팔꽃처럼 생긴 갯뫼꽃도 활짝 피었다. 이전에는 철쭉과 아카시아도 향기를 풍겨 늘 나의 산책길을 즐겁게 한다"고 꽃찬가를 늘어놓았다.

1달에 1∼2차례 문학 강의를 듣겠다고 찾아오는 100명 이상의 문학도를 대상으로 해산토굴 앞에 장흥군이 마련해준 '한승원 문학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것도 보람 중의 하나다.

연간 1천500여명의 학생이나 문학도들이 이곳을 찾아 한국문단의 거장으로부터 문학 수업을 받는다.

특히 올해는 한 작가가 등단 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여서 장흥문화원과 후배들이 큰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24일 한승원 문학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장흥에서 열린다.

한 작가는 "내 고향의 바다와 주변의 풍광 모든 것이 내 문학의 자산이자 영감의 원천"이라며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건강하게 글을 쓰는 것이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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