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태풍과 지구온난화, 파리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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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태풍과 지구온난화, 파리협정
  • 연합뉴스
  • 승인 2016.07.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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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아내리는 북극 빙하 무대…지구온난화 경고

올해 첫 태풍이 지난 3일 발생했다. 1호 태풍 '네파탁'은 괌 남쪽 태평양 해상에서 만들어졌다. 네파탁은 1951년 이후 두 번째로 늦게 발생한 1호 태풍으로 기록됐다. 가장 늦은 1호 태풍은 1998년의 '니콜'(NICHOLE)이다. 니콜은 7월 9일 발생했다. 올해 태풍이 예년에 비해 늦게 발생한 것은 지구온난화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풍이 형성되는 북서 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해에는 발생 빈도가 낮고 해수면 온도가 낮은 해에는 많이 발생한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태풍 수가 적어지면서 1호 태풍이 늦게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기상 이변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온실효과가 발생해 지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온실가스는 대기권에 있는 기체 중에서 복사열인 적외선을 흡수해 지구로 다시 방출하는 특성이 있는 기체를 말한다. 이산화탄소(CO2)와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개가 꼽힌다. 수증기가 온실기체 가운데 자연적인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건 이산화탄소다. 유엔과 세계기상기구(WMO)는 1985년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선언했다. 이산화탄소는 화석 에너지의 연소로 주로 발생한다.

지난해 12월 12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신기후 체제로 불리는 파리협정이 채택됐다. 세계 196개국 정상과 대표들이 모인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1997년 채택됐던 기존 교토의정서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많은 전문가는 '가장 위대한 외교적 성공', '화석 연료의 종말'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파리협정이 기존 교토의정서와 달라진 점은 뭘까. 파리협정은 목표 온도를 섭씨 2도로 정해 처음으로 문서에 명시했다. 섭씨 2도 목표는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의미다. 선진국 위주로 부과돼 오던 감축 의무를 모든 당사국으로 확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당사국들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정하도록 했으며 종료 시점 없이 기후변화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 비교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상당 기간 진행됐다.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가능성을 일찍부터 제기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는 영국의 증기 기술자 가이 스튜어트 캘린더(Guy stewart callendar)로 알려졌다. 그는 1938년 발표한 논문에서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이전에는 기후변화 문제가 일부 학계나 시민단체 등 비정부 부문에서 논의됐다. 학계에선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연구결과가 잇따랐다.

1988년 유엔 지원으로 창설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영향을 평가하고 대책을 검토해 종합 평가보고서(AR·Assessment Report)를 작성한다. 1990년 12월 유엔총회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기본협약을 위한 국가 간 협상위원회(INC)가 설립됐고 1992년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됐다. 기후변화협약의 정식 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UNFCCC)이다. 지난 5월 현재 협약 당사국은 196개 국가에 EU를 더해 197개다. 지구촌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셈이다.

인간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을 가꾸면 지구온난화와 재난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는 지금으로선 대세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폭설과 기온 저하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구온난화에 대한 반론이 그간 만만치 않았다. 반론의 요지는 인구가 적었던 산업혁명 이전의 중세 시대가 지금보다 더 뜨거웠고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건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온난화의 근거가 되는 지구 온도 변화 추정치가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계산상 오류가 발견됐다는 반박이 나왔다. 1990년대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웠다는 일각의 연구결과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1850년부터 30년씩 구분하면 온도 상승 구간도 있고 하강 구간도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이 자연적인 상승 구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온도 측정을 지표면 대도시 중심으로 할 게 아니라 위성 측정 대기권 온도와 지표면 온도를 장기 비교하자는 주장도 있다.

김성용 연합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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