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민 신뢰 회복할 특단의 개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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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민 신뢰 회복할 특단의 개혁 필요하다
  • 연합뉴스
  • 승인 2016.07.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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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거액의 수뢰 사건에 연루돼 17일 구속 수감됐다. 뇌물 망령이 검찰을 또 한 번 뒤흔들고 있다. 지난 3월 말 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 '주식대박' 의혹이 불거진 지 약 넉 달 만이다. 검찰 역사상 현직 검사장의 첫 구속이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사법 정의와 신뢰를 생명처럼 여겨야 할 검찰 조직에 더없는 치명상이다. 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넥슨 측이 제공한 돈으로 넥슨재팬 주식 8천537주를 무상 취득했고 120억 원대의 차익을 챙긴 혐의다. 넥슨 법인이 소유한 3천만 원 상당의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넘겨받아 타고 다녔다. 처남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에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130억 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 진 검사장은 2009~2010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재직 시절 한진그룹 비리 첩보를 내사했다가 무혐의 종결했고 그 대가로 일감 발주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위직 검사의 추악한 비리는 이 땅에서 법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기대해도 되는지 묻게 한다.

진 검사장의 구속 직후 김현웅 법무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법무부 간부의 금품 비리 사건으로 국민께 크나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상응한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제도 개선 차원을 넘어 검찰 조직 전반에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가 만연해 있는 게 아닌지 철저하고 투명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본다. 항간에는 대한민국 검사가 두 종류인데 '정치 검사'와 '스폰서 검사'라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스폰서 검사 논란은 2010년에도 불거졌다. '벤츠 검사', '그랜저 검사'에 이어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이 터졌을 때도 관련 대책을 약속했지만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고만고만한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여론의 화살을 피해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지난 4월 법의 날을 기념해 실시한 법의식 설문조사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83%에 달했다. 법원의 재판과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10명 가운데 3명을 넘었다. 악법도 지켜야 한다는 응답은 47%인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2%로 더 높았다. 법조인에 대한 비리 수사를 외부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은 절반 이상이었다. 검찰 내부의 자정 노력은 이미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사에 대한 인사 검증 및 감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내부 시스템을 바꾸는 정도로는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지 의문이다. 인사 검증과 감찰 작업을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을 제안한다. 연이은 검찰과 변호사 비리는 법원을 포함한 사법의 위기에 다름 아니다. 검찰간부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 등이 연루된 법조비리 사건이 아직 진행형인데 법원과 검찰, 변호사 단체를 아우르는 법조 3륜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뼈를 깎는 개혁 없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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