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억 들인 여수 진모지구 축구장 '무용지물'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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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억 들인 여수 진모지구 축구장 '무용지물' 전락
  • 연합뉴스
  • 승인 2016.07.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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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바닥 부상 위험' 축구인 외면…"보수에 35억 들어 다른 활용방안 강구"
▲ 최근 주말에도 텅빈 여수 진모지구 축구장.

전남 여수시가 바다를 매립한 곳에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축구장이 딱딱한 바닥에 편의시설 부족으로 축구인들의 외면을 받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특히 일부 축구장에서는 빗물의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지반 침하까지 진행되는 등 보수에만 수십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여수시가 축구장이 아닌 다른 용도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어 전형적인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여수시에 따르면 민선 4기인 2009년 9월 축구 저변 확대와 전지훈련장 활용을 위해 48억7천700만원을 들여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공유수면 매립지에 천연잔디 경기장 1면과 인조잔디 경기장 3면을 조성했다.

조성 직후에 지역 축구 동호인과 전지훈련차 여수를 방문한 선수들이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을 보면서 경기를 즐길 수 있어 크게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가 딱딱해 부상위험이 크다며 축구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역 축구 동호인들은 "아스콘 위에 충격을 흡수하는 패드를 넣지 않고 인조잔디를 조성해 바닥이 몹시 딱딱하다"며 "오래 경기를 하다 보면 무릎 관절과 허리에 무리가 오고 부상위험이 커서 진모지구 축구장 이용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수지역 진남경기장 등 일반적인 축구장은 기초 재료로 석분(돌가루)을 깔고 그 위에 충격을 흡수하는 고무 패드에 이어 인조잔디를 덮어 선수들의 부상위험을 예방하고 있다.

그러나 진모지구 축구경기장은 매립지 위에 딱딱한 콘크리트와 같은 아스콘을 깔고 그 위에 바로 인조잔디를 덮어 부상 위험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최근에 바닷가 쪽에 조성된 축구장에서는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보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 여수 진모지구 축구장에 의자가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실제로 여수시가 최근 연약지반 토질조사를 한 결과 인조잔디 구장 3면 중 1면에서 점토 퇴적층이 15∼19m에 이르러 앞으로 40년 동안 최대 1m까지 침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화장실이나 바람막이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개장 초기부터 축구인들의 많은 건의가 잇따랐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시설 보완을 하지 않아 축구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축구장을 찾는 축구인들이 없어 텅 비어 있기 일쑤다.

여수시는 이처럼 외면받는 축구장의 시설을 보완하려면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므로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축구장의 인조잔디를 뜯어내고 아스콘 위에 고무 패드를 설치하는 비용이 1면당 7∼8억원이 드는 등 축구장 보수에 모두 35억여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진모지구 축구장이 축구장 용도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뛰지 않는 종목의 경기장으로 활용하거나 국가 공모사업의 대상지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애초 조성 당시 면밀한 검토 없이 축구장을 만드는 바람에 축구인들의 민원이 계속돼 축구장으로 활용하기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하는 데에 너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축구장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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