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이진욱의 누명…튀어버린 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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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이진욱의 누명…튀어버린 오물
  • 연합뉴스
  • 승인 2016.07.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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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계에서 화제가 된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

'무고'(誣告)란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 남을 해당 기관에 고발 또는 고소하는 일을 뜻한다.

'누명'(陋名)은 억울하게 뒤집어쓴 불명예를 말한다.

톱스타 박유천과 이진욱을 성폭행으로 고소했던 여성들이 되려 무고 혐의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오라는 비는 안 내리고 연예계 대형 스캔들로 폭염이 더 가중되는 요즘이다. 최근의 잇단 성스캔들은 처음엔 그 충격성에 잠이 확 깨지만, 이내 그 아름답지 못한 사연에 불쾌지수만 상승해버린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애초 제기된 성폭행 혐의는 벗어날 듯하니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이미 튀어버린 오물은 제아무리 성능 좋은 표백제를 써도 지울 길이 없다. 무고였음이 드러나도, 누명이었음이 밝혀져도 원래의 새 옷으로 돌아가기는 어렵게 됐다.

성폭행은 아니었지만, 성관계가 있었음은 만천하에 드러났고 은밀해야 할 사생활이 대중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며 온갖 매체를 통해 지상중계됐다. 그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이 보태지고 부풀려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6월 막을 내린 SBS TV 드라마 '딴따라'에서도 성추행 무고 사건이 이야기의 큰 줄기에 놓여있었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주인공의 성추행이 무고였음이 밝혀졌지만 그 증거를 찾고 마침내 진실이 드러나기까지의 시간 동안 누명을 쓰고 있던 주인공의 삶은 바닥을 쳤다.

가요계를 배경으로 신인 밴드의 이야기를 그린 '딴따라'에서 성추행 누명을 쓴 가수 지망생 하늘(강민혁 분)은 도움을 줘왔던 친구가 오히려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몰자 배신감에 입을 닫아버리고 세상과 담을 쌓았다.

올초 신드롬을 일으켰던 tvN '시그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다뤄졌다.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 '금수저'인 가해자들은 부모 뒤에 숨어버리고, 피해 여고생을 그간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던 '흙수저' 남학생이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려 소년원에 들어갔다. 누명을 쓴 남학생은 소년원에서 출소한 뒤 사건의 증거를 완전히 없애려는 자들에 의해 결국 살해되고 말았다.

'시그널'은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한 것이긴 하지만, 무고죄나 타인에게 누명을 씌우는 행동은 인격살인과 다름이 없다.

▲ SBS '딴따라'

이진욱은 성폭행 혐의로 자신을 고소한 여성을 맞고소한 후 경찰에 출두해 "제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무고하는 것을 정말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무고는 정말 큰 죄"라고 힘줘 말했다.

너도나도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스타가 된다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필요 이상으로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늘의 빛나던 별이 땅으로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고와 누명은 분명히 억울하다. 그러나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그럴 위험이 곳곳에 부비트랩처럼 튀어나올 수 있음을 몰랐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차를 끌고 도로로 나갔을 때에는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딴따라'는 어둡고 억울한 과거를 딛고 어렵게 가수로 데뷔한 하늘이 다시 과거의 사건으로 발목이 잡히는 위기에 처하지만, 끝내 사랑과 용기로 이겨내고 마침내 누명도 벗는 이야기를 그렸다. 하늘은 자신을 무고한 친구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드라마의 이야기다.

성폭행범으로 몰려 그간 쌓아올린 명성과 매력적인 이미지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톱스타들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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