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한센인 마을서 칼부림…한센인 남녀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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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한센인 마을서 칼부림…한센인 남녀 숨져
  • 연합뉴스
  • 승인 2016.08.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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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용의자 마을 주민 남녀 살해하고 자살 시도"
치안센터 있지만 근무인력 없어 치안 공백 상태

한센인 마을인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한센인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센인 남녀 2명이 숨졌고 용의자도 자해를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흉기를 휘둘러 남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오모(6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오씨는 이날 오전 4시 45분께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한센인 마을에서 천모(65)씨와 최모(60·여)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1960년대 소록도병원에서 퇴원한 뒤 다른 지역 한센인 정착촌을 전전하다가 2010년 다시 소록도에 들어왔다.

천씨는 2015년, 최씨는 2013년 소록도병원에 입원하고 마을에 함께 살았다.

이들은 한센인 거주지인 연립주택에서 각자 홀로 거주하며 통원 치료를 했다.

오씨와 천씨는 남성 거주지에서, 최씨는 인근 별도로 조성된 여성 거주지에서 홀로 살았다.

소록도에는 소록도병원에 입원한 환자 530명이 병원과 마을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상태가 나쁜 환자는 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소록도 한센인들은 소록도의 7곳 한센인 마을에 살면서 몸이 아프면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나아지면 마을로 돌아가는 식으로 생활한다.

경찰은 이날 새벽 오씨가 최씨의 집을 찾아갔다가 최씨를 먼저 살해하고, 이어 천씨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씨는 천씨의 집 현관에서 배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범행을 하고 흉기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 주민이 쓰러진 오씨를 발견해 112에 신고했고, 오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오씨와 숨진 최씨가 평소 친분이 있었으나, 최근 최씨가 숨진 천씨와 가깝게 지내면서 이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 진술을 토대로 오씨가 이들 남녀를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소록도에는 치안센터 1곳이 있지만 근무인력은 없는 상태다.

대신 소록대교 건너 녹동파출소에서 소록도를 관할하며 소록도병원까지 순찰을 돌고 있지만 한센인 마을까지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어 치안 공백 상태다.

소록대교 개통 직후 한때 치안센터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한센인들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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