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지도체제 구축한 더민주당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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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지도체제 구축한 더민주당의 과제
  • 연합뉴스
  • 승인 2016.08.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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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5선의 추미애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는 등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친문(친 문재인)계를 중심으로 한 주류의 전폭적 지지를 업은 추 신임 대표는 대의원ㆍ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합해 50%가 넘는 표를 얻어 20%대 초반의 득표에 그친 이종걸 후보와 김상곤 후보를 압도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추 대표와 함께 같은 날 선출된 최고위원(8명)도 대부분 친문계가 장악했다. 주류 일색인 새 지도부는 가급적 극단을 배제하면서 중도 쪽으로 외연 확장에 신경을 썼던 '김종인 비대위'체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추미애 대표가 이끌 더민주당의 과제는 녹록지 않다. 잡음없는 공정한 대선 후보 선출, 새 지도부 출범으로 입지를 잃은 비문(비 문재인) 진영과의 화학적 통합, 국회 운영에서의 주도권 확보와 정책 경쟁력 확보 등은 수권 정당의 기틀 마련을 위한 필요조건들이다. 새 지도부가 친문으로 채색되면서 '문재인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 전 대표에 대한 조기 대세론의 득실은 판단이 쉽지 않다. 자칫 당내에서 소외된 세력이나 후보군이 '제3 지대 정계개편'으로 이탈하면서 대선 지형의 변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추 대표는 이를 의식해 특정 대선 후보에게 '꽃가마는 없다'고 단언했지만, 더민주당이 대선 구도와 관련한 당내 분열 우려를 불식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일지는 추 대표의 지도력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더민주당에 호의적이지 않은 호남의 민심을 국민의당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되돌린 것인지도 추 대표에게는 부담스러운 숙제다.

새로운 지도체제의 더민주당이 국회운영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도 관심이다.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제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시험대다. 정가에서는 새 지도부의 '매파' 성향으로 볼 때 김종인 체제에 비해 좌클릭 하면서 대여 강경 모드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추 대표의 반대 입장은 여권과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추 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당 안팎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선 승리'를 의식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는 정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사드 배치 찬성이 반대를 크게 앞선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하겠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선명히 하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렸겠지만, 김종인 전 대표가 의도했던 지지기반 확대를 염두에 둔다면 상당한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정기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맞는 데다 여야가 내년 대선을 의식해 기 싸움과 주도권 다툼에 나설 경우 파열음이 난무하는 대치 정국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사드 외에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 등 야권이 공세를 펼 소재는 즐비하다. 정기국회가 정쟁으로 점철된다면 더민주당으로서는 가장 신경을 쓰는 민생 문제와 일하는 정당으로의 이미지 개선 등에 자칫 소홀해질 수도 있다. 더민주당이 존재감 증대를 위한 강력한 대여 투쟁에 대한 유혹과 4ㆍ13 총선의 민의인 '협치'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정기국회를 통해 더민주당이 안정감 있는 수권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의 역량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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