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과 문학의 만남'…한강, 광주비엔날레서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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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과 문학의 만남'…한강, 광주비엔날레서 낭독
  • 연합뉴스
  • 승인 2016.09.0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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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등 대표작 발췌 낭독
▲ 낭독하는 한강

"여러분, 지금 나와주십시오. 계엄군이 들어오고 있습니다.('소년이 온다'중)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이 선보이는 현대미술 축제 광주비엔날레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이 낭독돼 눈길을 끌었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2일 오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린 '2016 광주비엔날레 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작품을 낭독했다.

한강은 '희랍어시간'과 '소년이 온다', '흰' 등 자신의 대표작 가운데 일부를 발췌해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 나갔다.

먼저 고른 책은 '소년이 온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 중 계엄군이 도청을 진압하는 상황을 묘사한 부분을 읽었다.

그는 "읽기 힘든 부분이지만, 읽어보겠다"며 '시민 여러분 도청으로 나와주십시오. 지금 계엄군이 시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라는 부분을 담담하게 읽었다.

이어 그는 "소년이 온다를 낭독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거부할 수 없었다"며 "1980년 광주에서 열흘간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소년이 온다'에 대해선 "5월 광주의 이야기가 악몽의 일부분 같았다"며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자가 죽은자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해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설을 쓰면서 죽은 자가 현재를 돕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인간의 참혹과 잔혹, 폭력 속에서 존엄으로 나가게 해준 것은 결국 소년이었다"고 말했다.

한강의 낭독에 이어 도쿄·서울·뉴욕의 소수자 마을 이야기를 담은 '마이너리티 코뮌'의 저자 신지영 씨가 '한밤 속 접촉-코뮌과 코뮌'을 주제로 발표했다.

'크고 작은 모두의 힘으로'(To All the Contributing Factors)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광주비엔날레와 협업 관계를 맺은 105개 비영리예술기관과 단체가 참가했다.

3일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국제교류센터, 대안 미술공간 미테-우그로에서 가치, 지속성, 스케일을 주제로 소그룹 워크숍이 열린다.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참가자들이 무등산을 등반한 뒤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을 방문한다.

2016 광주비엔날레 포럼 진행과정과 논의 내용은 추후 도록으로 묶어 출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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