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빈말로 끝내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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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빈말로 끝내지 말길
  • 연합뉴스
  • 승인 2016.09.0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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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의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났다. 3당의 연설은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 당의 정국 인식과 해법, 중점 추진 정책과 방향을 엿볼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3당을 관통하는 현 정국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나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웠다. 대신 이념과 정책의 차이를 대변하듯 정치·경제·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연설은 예리하게 부딪쳤다. 앞으로 3개월여의 정기국회 일정이 험난할 것임을 보여주는 예고편에 가까웠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과거 보수정치 세력의 호남차별을 언급하며 사과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극 협조하지 못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 역시 과오였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세월호 사고 피해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위 도중 중상을 입은 농민운동가 백남기 씨 등을 거론하면서 야당이 고통과 슬픔을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장애인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해 반성했다. 정기국회 대표연설을 '자성'으로 시작한 것은 눈길을 끌었지만, 사과의 대상과 내용은 극명하게 달랐다. 이들의 사과는 내년 대통령선거 정국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거나 외연을 확대하려는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하는 게 나을법하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나면서 정기국회는 본격 대장정을 시작했다. 올해 정기국회는 내년 대선을 앞둔 정국 주도권 확보 싸움이 격렬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당의 연설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복지, 경제 문제 등 곳곳에서 이견이 재확인됐다. 행여나 정치권의 싸움에 국민이 엉뚱한 피해를 보지는 말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3당은 이번 연설에서 확인된 이견은 좁히고 공통점을 찾으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우선 3당 지도부가 만나 각 당이 대표연설을 통해 내놓은 구체적 제안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새누리당은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해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더민주는 민생경제 전반에 대한 대통령과의 긴급회동을 제의했고, 국민의당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 방안을 내놓았다. 여야가 이들 제안의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것에서 물꼬를 열고, 나머지 여러 쟁점 사안의 해법을 차례로 모색하면서 차이를 좁혀나가길 바란다. 3당은 이번 연설에서 정치와 국회의 변화를 저마다의 인식으로 얘기했다. 대표연설이 겉만 번지르르한 '빈말 잔치'가 아니라면 이를 증명할 실천적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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