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가장 나빠지는 것은 '자식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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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가장 나빠지는 것은 '자식과의 관계'
  • 연합뉴스
  • 승인 2016.09.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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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 관계도 멀어지고, 삶의 질도 급속히 악화
"소득 보전·복지 프로그램 강화 필요"

은퇴한 노인들에게 일어나는 가장 서글픈 일은 건강이나 경제적 문제가 아닌 바로 자녀와의 관계 악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고용정보원이 18일 내놓은 '중고령자 은퇴 전후 소득과 삶의 만족도'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는 2006년 취업 상태였다가 이후 은퇴하거나 계속 취업 상태를 유지한 2천234명을 조사해 만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은퇴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를 2014년 조사한 결과, 은퇴 후 가장 악화한 것은 '자녀와의 관계'였다.

자녀와의 관계를 조사한 점수는 2006년 취업자로 있던 당시에는 75.4였으나, 은퇴 후인 2014년에는 62.5까지 떨어져 무려 '-12.9'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어 '배우자와의 관계'는 74.3에서 65.8로 떨어져 '-8.5'의 하락 폭을 나타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6.5'(57.7→51.2),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3.7'(54.6→50.9)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2006년 이후 취업 상태를 유지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훨씬 높았다.

이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은퇴자(62.5)보다 훨씬 높은 71.3의 만족도를 기록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만족도도 65.5에 달해 은퇴자(51.2)보다 훨씬 높았다. 경제 상태, 배우자와의 관계 모두 마찬가지였다.

은퇴 후 이처럼 삶의 질이 크게 악화하는 것은 은퇴 후 소득 급감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심리 상태나 사회적 관계가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은퇴한 사람들의 소득 평균은 2006년 연 1천719만원에서 2008년 1천329만원, 2010년 587만원으로 급감했다. 은퇴 4년 만에 소득이 은퇴 전의 34%에 불과한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후 사회보장소득, 공적연금 등의 소득이 발생하면서 2012년 615만원, 2014년 668만원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은퇴 전 소득의 4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9.6%에 달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상대적 빈곤율은 개인 소득이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 소득)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빈곤층의 비율을 말한다.

김은영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은퇴자들의 노후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별도의 복지 프로그램 등 사회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소득 보전 외에 자녀와의 관계 등 사회·심리적 관계나 건강 회복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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