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힘들게 하고 '돈 잔치' 벌이는 한전·건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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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힘들게 하고 '돈 잔치' 벌이는 한전·건보공단
  • 연합뉴스
  • 승인 2016.09.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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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요금 폭탄'을 안긴 한국전력과 건강보험료를 과다 징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경제난으로 가뜩이나 실의에 빠진 국민을 맥빠지게 한다. 한전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조만간 직원 1인당 평균 2천만 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조9천억 원의 영업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전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발전 연료인 석유 수입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 컸다. 비용이 감소했는데도 에너지 낭비를 막아야 한다며 전기료를 내리지 않았으며, 특히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가정용 전기 판매에서 가혹한 누진제를 적용했다. 올해 여름에는 누진제 때문에 역대 최악 수준의 폭염이 내습했는데도 서민은 에어컨 한 번 시원하게 틀지 못했다. 올해는 산업용이나 상업용 전력 요금 단가에 비해 7~8배나 비싼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로 인해 8월 검침분 전기요금이 6월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가구가 약 300만 가구에 이른다. 5배의 '요금 폭탄'을 맞은 가구도 24만에 달했다.

건강보험료를 많이 거두고, 건강보험 보장률은 낮춰 누적흑자가 20조 원을 넘어선 건보공단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2천200억 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는 480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고 한다. 건강보험은 당해연도 지출을 예상하고, 그 지출에 맞게 보험료를 거둬들이는 단기보험이다. 필요 이상으로 보험료를 징수해서는 안 된다.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이 2011년부터 5년 연속 흑자를 지속하며 남아도는데도 보험료를 매년 올렸다. 재정에 여유가 있고 보험료를 올렸으면 보장률도 좋아져야 하는데 이는 2009년 65%에서 2013년 62%로 오히려 퇴보했다. 국민이 돈을 더 내 건보재정이 나아졌는데도 보험 서비스는 나빠졌다.

한전이나 건보공단이 열심히 일하고 경영을 혁신해 실적이 개선됐고, 그 대가로 성과급을 받았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러나 두 기관이 경영을 합리화했다고 평가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민 원성이 자자한 전기요금 누진제를 고치지 않은 한전은 경영을 잘했다고 할 수 없다. 시대에 맞지 않는 누진제를 방치하고, 소비자들이 합당한 요금으로 적절하게 전기를 사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하지 못한 것은 무사안일과 방만 경영일 뿐이다. 건보공단의 경우 보험료를 내리고 보장률을 높여야 진정한 경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에 대한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았는데 단순히 흑자가 났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임직원들끼리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은 도덕적 해이다. 이러니 공기업 '철밥통'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사업 목적은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다. 국민 부담을 줄이고, 편의와 혜택을 증진하는 게 공기업의 경영 혁신이다. 경영 혁신의 과실은 직원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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