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에서 풍물시장으로' 광주 상무지구 금요시장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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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에서 풍물시장으로' 광주 상무지구 금요시장 새 출발
  • 연합뉴스
  • 승인 2016.09.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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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시민공원에 터 잡은 금요시장…"멀어졌지만 한 곳에 모으니 볼거리 많네"
▲ 23일 광주 상무시민공원에 새로 개장한 금요시장.

오랜 진통 끝에 상생 방안을 찾은 광주 상무지구 금요시장이 둥지를 옮겨 새 출발 했다.

지난 23일 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치평동 아파트단지 주변에 좌판을 폈던 노점상인이 일제히 거리가게를 열었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폭 25m 도로 300m 구간에 종횡으로 펼쳐진 240여개 노점은 금요시장이 생겨났던 1996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치평동 일원 3개 구간에서 인도를 따라 한 줄로 늘어섰던 노점은 새로 개장한 금요시장에서 오밀조밀 모여앉아 장터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원탁에 둘러앉아 과일을 나눠 먹던 노점상인들은 "그 전까지는 가까운 사람밖에 몰랐는데 복작거리다 보니 새로운 상인과 마주칠 기회가 늘고 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양옆으로 어깨를 잇대던 때와 달리 같은 물품을 파는 노점들이 블록을 이루듯 배치되면서 전에 없던 눈치싸움 또한 시작됐다.

▲ 23일 새로 개장한 금요시장을 거니는 시민들.

평소 절반 수준만큼 준비해왔음에도 오후 4시가 넘도록 매대를 채우고 있는 진열 상품은 이미 예상했던 걱정거리다. 줄어든 유동인구만큼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유모차를 끌거나 장바구니를 손에 든 방문객은 가격을 흥정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금요시장 곳곳을 거닐었다.

주민 조모(38·여)씨는 "전에는 집과 가까운 노점에서 필요한 물건만 골라 샀는데 이렇게 모아놓으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양손에 봉지 들고 번잡한 인도를 비집고 다녔던 때보다는 낫다"면서도 "궁금해서 한 번 와봤는데 집에서 걸어 다니기에는 너무 멀어졌다"고 덧붙였다.

노점상인은 자리 재배치와 근거리 상품배송, 주차공간 마련, 빗물·햇빛·바람 가림막 설치 등 정착을 위해 남은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주류판매 노점은 퇴출' 약속처럼 쾌적한 환경과 격을 높인 서비스로 다시 주민 발길을 붙잡겠다는 의지도 다잡았다.

▲ 23일 광주 상무시민공원으로 이주한 금요시장 풍경.

서구는 새로운 금요시장이 자리 잡을 동안 상무시민공원 주변 노상주차를 허용하는 등 여러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볼거리와 먹거리 넘치는 풍물시장이 되도록 조리 식품 판매를 허용하되 위생·안전 교육을 시행할 방침이다.

노점실명제처럼 점포마다 관리 번호를 부여해 자리 매매나 신규 진입을 막고, 보건증 발급을 의무화한다.

서구 관계자는 "금요시장을 명품 풍물시장으로 가꾸는 일에 구청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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