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노래한 가요 속에 ‘광주 역사’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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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노래한 가요 속에 ‘광주 역사’가 보여”
  • 나마리 기자
  • 승인 2016.10.0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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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노래전시회’ 연 지역문화전문인력 교육생 DJ주광 인터뷰
▲ DJ 주광

광주 충장로 5가 한복집들이 즐비한 거리 한 켠에 자리잡은 추억의 7080충장축제‘추억의 거리’에서 광주를 노래한 가요가 흘러나온다.

방탄소년단 ‘Ma city(2015)’ , 김원중 ‘광주천(2016)’ 등이다.

이 노래를 따라가 보니 DJ 주광 씨가 앉아 우리를 맞이한다.

광주문화재단 ‘2016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과정’ 교육생인 주광 씨는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자기주도 프로젝트’의 하나로 충장축제 기간 동안 충장로5가 DJ다방에서 ‘광주노래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광주 노래 전시회’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광주에서 35년간 DJ로 활동하면서 팝송과 7080가요 위주의 음악 선곡을 해왔다.

10년 전부터 한국 가요사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다가 “광주를 노래한 곡들은 얼마나 있을까?” 궁금증을 갖게 됐다.

현재 회원으로 활동 중인 우리 옛 가요 연구모임 ‘유정천리’를 통해 한 곡 한 곡 찾아내다 보니 광주의 지명이나 이야기를 담은 노래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현재 70여 곡을 찾았고 50곡 정도의 음원을 확보해 저작권 사용승인을 얻었다.

1926년부터 2016년까지 90년 간 광주가요사를 보면 그 시대 광주의 풍경, 유행, 정서 등 깊은 이야기를 알 수 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광주의 역사와 노래 문화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광주노래전시회’를 열게 됐다.

▲ 대중가요를 통해 본 광주, 어떤 모습인가?

60년대에 광주에 관한 노래가 가장 많이 나왔고, 80년대 음악은 5·18민주화운동의 영향으로 내용이나 표현이 굉장히 비장하고 절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60년대 황금심 ‘무등산 처녀(1961)’ 가사를 보면 ‘무등산 딸기밭에 딸기 따는 저 처녀야/ 딸기 같이 붉은 순정을 어는 님을 주려는가’라고 수박보다 딸기 이야기가 먼저 1절에 나온다.

무등산 딸기가 유명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광주 동구 지산동 일대에 딸기밭이 풍성했다고 한다.

같은 시대 윤일로 ‘광주야곡’은 ‘무등산 걸린 달아 구비치는 광천교야/ 호남열차 객창으로 바라보니 반갑구나/ 증심사 풍경소리 나의발길 붙잡는데/ 지난일을 생각하니 냇물소리 처량하다’고 당시 광주의 풍경을 노래하고 있다.

▲ 광주노래전시회 아카이브 모습

또 70년대에는 당시 모든 젊은이들의 트랜드인 ‘MBC대학가요제’의 영향을 받아 광주에서 만들어진 ‘전일방송(VOC)대학가요제’를 통해 많은 지역 음악가들이 배출됐다.

1979년 제2회 대회 우승자인 현 광주문화재단 김종률 사무처장의 ‘무등산 친구(1984)’는 ‘무등산친구 무등산친구 나의 친구여/ 두손 꼭잡고 내일을 향해 가야만 하리/ 하늘로 향해 뻗은 희망의 노래 무등산친구’라고 광주의 어머니 산 무등산의 희망을 노래했다.

또 이장순 ‘충장로의 밤(1984)’은 ‘밤비가 내리는 충장로의 밤은 깊은데/ 그리워 못 잊어 나 홀로 찾아왔다가/ 쓸쓸히 돌아가는 이별의 충장로의 밤’이라고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만나지 못하고 쓸쓸히 돌아가는 심정을 담았다.

▲ 80년대 광주음악에 대해 좀더 이야기 해달라.

광주의 80년은 절대 잊어서도 안 되고 절대 잊을 수도 없는 시대다.

또한 ‘전일방송(VOC)대학가요제’가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사라져버려 음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 사라졌던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사직공원 밑 통기타촌으로 모이게 됐고, ‘예향의 젊은 선율’이라는 앨범을 만들게 되었다.

소개해 드린 김종률 ‘무등산 친구(1984)’도 이 앨범 속에 들어있는 곡 중 하나이다. 이 앨범에는 당시 대히트를 친 김원중 ‘바위섬(1984)’도 수록되어 있다.

▲ 인기 아이돌그룹인 방탄소년단도 광주노래를 했다는 게 이채로운데?

2015년에 나온 방탄소년단의 ‘Ma City’는 멤버들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추억을 담은 곡이다.

광주 출신 정호석(제이홉)의 랩을 보면 ‘나 전라남도 광주 baby/ 내 발걸음이 산으로 간대도 무등산 정상에 매일 매일 내 삶은 뜨겁지/ (중략) 내 광주 호시기다 전국 팔도는 기어/ 날 볼라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다 눌러라 062-518’이라고 대단히 직접적으로 광주를 노래하고 있다.

아이돌의 노래에서 광주를 찾아내 무척 놀랍고 반가웠다.(웃음)

▲ 충장로오가 DJ다방

▲ 찾아낸 광주 노래들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현재 70여곡 중에서 작자미상인 곡들이 많다.

확보된 50여 곡 외에도 남은 20여곡의 음원을 확보하고, 광주를 담은 더 많은 노래들을 찾아볼 계획이다.

만약 광주학연구센터 같은 곳이 만들어진다면 더 많은 시민들과 이 노래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노래들을 광주 출신 가수인 김연자나 김원중, 수지(그룹 MISS A), 구하라, 홍진영, 정호석(그룹 방탄소년단) 등이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해서 선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현대 트랜드에 맞게 리메이크된 음원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광주를 홍보하는 연결고리가 되지 않을까.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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