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평수보다 사는 게 즐거워야 좋은 아파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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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평수보다 사는 게 즐거워야 좋은 아파트죠”
  • 김창용 기자
  • 승인 2016.10.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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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아파트 대항 가을운동회 ‘아파트라차차’
▲ 아파트 가을운동회 아파트라차차

“아파트에 살면서 뭔가 차단된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함께 모여 뛰니 참 즐겁다. 학생 때 친구들과 가을운동회를 연 기분이다. 이웃들이 앞으로 해년마다 규모가 커질 것 같다고 예상하던데 나도 동감이다.”

광산구 운남근린공원에서 22일 열린 아파트 대항 가을 대운동회 ‘아파트라차차’에 참가한 이미경(여·첨단2동) 씨의 소감이다.

32개 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지의 경계를 넘어 한 곳에서 어울려 아파트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의 이날 행사는 광산구와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가 주최했다.

이웃과 삼삼오오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은 정오 무렵 2000여 명으로 불어날 정도로 ‘아파트라차차’는 대성황을 이뤘다.

20여 명이 한꺼번에 뛰는 단체 줄넘기는 이웃의 서먹함을 단번에 없애는 ‘마력’을 보여줬다.

운동장 한편에서 벌어진 승부차기는 발차기마다 탄성과 환호를 불러내며 주민들을 하나로 묶었다.

아이들은 좌판을 깔고 쓰지 않은 장난감과 책, 옷을, 어른들은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장터에도 많은 주민들이 붐볐다.

폐‧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드는 ‘아파트마을 아트공작소’와 도리깨질, 벼 타작, 맷돌 돌리기, 우리밀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주민회의 등에서 주민이 직접 제안한 사업 26개에 대한 예산 배정 순위 투표도 열렸다.

광산구는 온·오프라인으로 주민 의견을 취합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3개 사업에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다.

광산구는 지난 수년 동안 삭막한 아파트를 마을공동체로 만들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뒷받침해왔다.

공동체 공모 사업을 진행하고, 공익활동지원센터 전문가들이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해 주민들이 마을활동가로 거듭나도록 도운 것.

그동안 주민들이 아파트 곳곳에서 전개한 활동은 지역 전체 아파트 입주민이 참여하는 가을 대운동회를 이끌어냈다.

단지의 벽을 벗어나 전체 아파트 주민들이 어울리며 소통하는 행사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이다.

승부차기에 출전했던 이현림(남·월곡2동) 씨는 “살아보니 평수 넓은 것보다 즐겁고 행복한 기운이 있는 곳이 좋은 아파트더라”며 “만나서 함께 부대끼고 즐기면서 우의를 다지는 것에서 공동체가 싹튼다고 보는데, 이런 행사를 앞으로 많이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파트라차차’에 앞서 광산구는 21일 ‘아파트 공동체운동의 현 단계 진단과 발전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개최했다.

심포지엄에는 박철수 서울대 교수, 김현 전남대 교수, 박경옥 충북대 교수, 박해천 동양대 교수, 임동근 서울대 교수가 참석해 사회, 문화, 철학, 도시계획 측면에서 아파트를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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