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답답한 정국에 스트라이크가 필요해 ‘스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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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신세계] 답답한 정국에 스트라이크가 필요해 ‘스플릿’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6.11.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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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은 신인 최국희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대결을 그렸다.

최 감독은 "볼링장에 갔다가 자폐 성향의 한 남성이 웃긴 모습으로 볼링을 치는데 높은 점수를 내는 것을 보고 영화를 기획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주연배우 유지태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스플릿〉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답답한 요즘 시원한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는 영화" 정말 그렇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굳은 확신을 의심케 할 만한 일들이 나라 안팎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돌이키는 건 불가능하다 여겼던 최소한의 '근대성'조차 무너지고 있는 시절이 아닌가.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허약함이 또 한 번의 발작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이를 목도하는 우리들의 시선은 어느새 불안으로 그득하다.

퍽퍽한 현실, 어느 때보다 '스트라이크' 같은 시원함이 필요한 시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링을 소재로 한 도박 영화인 〈스플릿〉은 이런 현실에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거침없이 굴러간 공이 세워진 핀을 몽땅 날려버리는 걸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후련해진다. 물론 다시 꿉꿉한 현실로 돌아와야 하지만, 잠깐의 외도는 괜찮지 않을까? "뉴스가 제일 재밌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 줄거리

〈스플릿〉은 스포츠와 도박을 버무린 오락 영화다. 그 안에 '권선징악'과 '휴머니즘'을 잘 녹여냈다. 어찌 보면 뻔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볼링'이라는 낯선 소재가 그 익숙함을 상당히 지워낸다. 다양한 모습의 볼링장과 그 공간을 가득 채우는 호쾌하고 리얼한 사운드는 자존심을 건 승부의 긴장감과 짜릿함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철종(유지태 분)은 전설이라 불리던 국가대표 볼링 선수였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철종은 도박 볼링판을 전전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아간다. 그의 파트너인 도박 볼링 브로커 희진(이정현 분)은 볼링 코치였던 아버지로부터 볼링장을 물려받아 운영하다 빚을 지는 바람에 두꺼비(정성화 분)에게 볼링장을 통째로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지적 장애가 있는 볼링 천재 영훈(이다윗 분)을 만나게 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다.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폼으로 투구를 하는 영훈이지만, 실력만큼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철종은 백발백중 스트라이크를 성공시키는 영훈을 도박 볼링판으로 이끈다. 물론 악의적인 접근이다. 재능을 돈으로 환산하는 어른들의 욕망이 불편하고, 지적 장애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과 비뚤어진 시선이 끊임없이 노출된다. 결국 휴머니즘으로 귀결되지만, 〈스플릿〉은 영훈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제목인 '스플릿(split)'은 볼링에서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이 간격을 두고 남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스페어 처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큰 실수를 뜻한다. 이는 곧 주인공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현실에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도 곧 스플릿처럼 난해한 국면이 아닐까. 풀어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대답을 찾아낼까. 영화 속에서는 스플릿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웃음을 되찾지만, 그야말로 개판이 돼버린 현실에선 어떨까?

아, 속이 뻥 뚫리는 스트라이크가 절실하기만 하다.121분, 15세 관람 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6512&mid=3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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