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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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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대통령 당선·브렉시트…세계 각국 변화 선택
新냉전·동북아 정세 격랑…기성체제 도전·포퓰리즘 득세 이변의 연속

2016년 한해 통념과 예상을 뒤엎는 대규모 이변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미국 정계의 '아웃사이더'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영국은 유럽연합(EU)이 상징하는 통합이라는 기존질서에 따르지 않고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대북 제재,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신(新)냉전' 구도를 심화했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격랑에 빠져들었다.

기성체제를 뒤엎어야 한다는 지구촌 곳곳의 민심은 포퓰리즘 정당과 우파 정치인, 강력한 리더십에 표를 던졌다.

■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

▲ 11월9일 뉴욕서 당선 수락 연설하는 트럼프

11월 8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돼 전 세계에 파장을 안겼다.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경선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흥행을 위한 깜짝 카드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유력 주자들을 따돌리고 공화당 후보가 됐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까지 물리치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이 무너지고 세계화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지 못한 데 성난 민심은 월가와 결탁한 정치 기득권층에 등을 돌렸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와 '앵그리 화이트'(성난 백인)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환호했고, 지지 의사를 떠들지 않은 '샤이 트럼프'는 조용히 투표로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인선에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하고 핵무기 억제와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의 합의와 동맹에도 도전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각국은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를 주의깊게 지켜보며 그가 만들어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G-2 美中 신냉전…세계질서 재편

▲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G2 신냉전 패권다툼. 사진=연합뉴스

'G2'로 꼽히는 최강대국 미국과 중국은 아시아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신(新)냉전' 시대를 열었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영향력 팽창을 막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펼치면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과시했다. 7월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린 것 역시 소송을 제기한 필리핀을 물밑 지원한 미국과 중국 싸움에서 미국이 승리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남중국해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과 최신형 탄도미사일·전략폭격기 공개 등 무력 시위로 맞섰다. 남중국해 소송 당사국이자 전통적 친미 국가이던 필리핀에도 경제지원 등을 무기로 구애의 손길을 펼쳤다. 러시아와 합동 훈련도 해 중국과 러시아가 다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신냉전' 구도를 만들었다.

동유럽에서도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는 경쟁적으로 군사력을 증강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더욱 강도높게 중국 견제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해 중국이 철칙으로 고수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었고,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공장을 본토로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이나 환율조작국 지정을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북 제재 및 압박을 둘러싼 이견으로 요동친 동북아 정세 [연합뉴스TV 제공]

■ 급변 동북아 정세…한반도 격랑의 시대로

▲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북 제재 및 압박을 둘러싼 이견으로 요동친 동북아 정세.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4·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동북아 주변 4강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미·중간의 패권 경쟁은 대북 제재에서도 첨예해 미국은 일본과 손잡고 강력한 대북 제재를 원한 반면, 중국은 러시아와 공조해 북한의 민생과 인도적 수요를 위협하는 제재는 허용하지 않는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중국은 사드가 자신들의 전략적 안보를 해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정치적 갈등을 문화 영역까지 확산해 한류 콘텐츠와 스타들의 중국내 활동을 제약하는 '금한령'(禁韓令)을 내렸다. 또 사드에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보복성 세무조사도 시행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관련 정상회담을 12월 15∼16일 개최하고, 아베 총리는 하와이 진주만을 연말에 방문하는 등 새로운 관계정립에 나선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의 친구로 불리는 석유재벌 렉스 틸러슨을 초대 외교수장인 국무장관으로 낙점, 기존에 냉랭했던 미국-러시아 관계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접어들어고 있다.

■ 영국, 43년만에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 영국의 브렉시트 지지자들. 사진=연합뉴스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에서 가입 43년 만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선택, 국제 정치·경제적 격변시대를 열었다.

국민투표 운동 기간 영국은 잔류와 탈퇴 진영으로 쪼개졌으나 잔류가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각종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는 예측과 달리 탈퇴 51.9%, 잔류 48.1%로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유럽 각국에서 EU 탈퇴 정당이 약진해 EU의 존립기반을 흔들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는 유럽 각국에 경제난과 테러 우려 등으로 난민 문제가 심해지면서 역내 통행의 자유를 지지하는 EU를 떠나야한다는 반난민·반이민정서가 표심으로 드러나는 기폭제가 됐다.

영국 정세는 요동쳤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물러났고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인 테리사 메이가 취임했다. 영국 외에도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균열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는 영국과의 공식 탈퇴 협상을 앞두고 새로운 체제 개편과 추가 이탈 단속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 최종투표 진출이 점쳐지는 극우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대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반기득권 민심 분출에 우파·포퓰리즘 득세

▲ 프랑스 대선 최종투표 진출이 점쳐지는 극우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대표. 사진=연합뉴스

기득권층이 만든 체제와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세계를 휩쓸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생시킨 미국과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에 그치지 않고 확산 추세다.

프랑스에서는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이 몰락하고, 반이민 극우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와 우파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이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것이 유력하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은 마테오 렌치 총리의 집권당이 추진한 개헌 국민투표를 부결로 이끌었다. 아이슬란드의 포퓰리즘 정당 해적당은 원내 공동 제2당에 올라 정권 구성까지 시도했다.

남미에서는 지난해말 아르헨티나 우파정권 출범에 이어 브라질의 좌파 무장게릴라 출신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탄핵당했다. 볼리비아, 페루에서도 우파정권이 집권하는 등 남미 좌파벨트가 무너졌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나 정치적 올바름보다는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운 '스트롱맨' 정치인들도 득세하고 있다.

범죄와의 유혈전쟁을 내세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러시아를 철권통치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자국 내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핵심' 지위를 부여받아 1인 체제를 공고화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쿠데타를 계기로 반대파를 척결하고 있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 니스·브뤼셀·올랜도 테러…소프트타깃 테러 공포

▲ 브뤼셀 테러 추모하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극단주의에 심취해 IS를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외로운 늑대)의 테러는 올해도 이어졌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 일상을 즐기는 민간인들을 직접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가 급증했고, 범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극단주의를 배웠다. IS는 실시간 미디어를 이용해 각지의 대형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는 선전 수법을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13일 파리 동시 다발 테러를 겪은 프랑스에서는 대혁명 기념일인 7월 14일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IS 추종자가 트럭을 몰고 축제를 즐기던 인파 속으로 돌진해 86명이 숨지고 400명 이상이 다치는 대형 테러가 또 발생했다.

그에 앞서 3월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 6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와 터키 이스탄불 공항 자살 폭탄 테러, 7월 방글라데시 외국 공관 밀집 지역 음식점 인질극 등은 무방비 상태인 일상 생활의 공간으로 테러가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IS의 근거지를 격퇴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이어져 10월 이라크군과 국제동맹군이 IS의 최대 거점도시인 모술 탈환전을 시작했고, IS의 수뇌부 제거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 소두증 지카바이러스 공포 지구촌 엄습

▲ 브라질 모기 방역작업

신생아 소두증과 뇌 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카 바이러스는 남미와 카리브해 일대를 중심으로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세계 73개국에서 발견됐다. 바이러스 감염자는 150만명을 넘는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 숲 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관계를 통해서도 2차 감염이 이뤄진다.

브라질은 이집트 숲 모기 피해가 대거 확산했고 신생아 소두증 환자가 대량 발생해 지카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꼽혔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앞서 행사 연기 주장이 나오고 불참 선수가 속출할 정도로 우려가 컸으나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WHO는 2월 1일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지 약 9개월 만인 11월 18일에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다만 지카 진원지인 브라질은 당분간 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다.

■ 반이민 정서 확산…인종·종교 갈등과 반목 고조

▲ '인종주의에 No를'. 사진=연합뉴스

올해 지구촌에는 갈등과 반목이 넘쳐났다. 오랫동안 자유민주주의 가치로 인정받았던 관용과 포용의 정신은 찾기 어려웠고 사람들은 사회정의를 따지고 약자를 배려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민자와 소수인종을 겨냥한 증오 범죄가 늘고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가 만연했다.

전쟁과 가난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의 '유러피언 드림', '아메리칸 드림'은 약간의 권리와 혜택마저 빼앗길까 두려워하고 잇단 테러에 겁에 질린 서구 백인들의 반난민·반무슬림 정서로 환영받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지대에 장벽을 세우고 무슬림의 입국을 제한하겠다는 공약은 미국 유권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영국민의 브렉시트 결정을 주도한 것도 EU 내 자유로운 이동에 반대하는 반(反) 이민 정서였다. 프랑스에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제히 무슬림 여성 전신 수영복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했다.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의 갈등도 심화했다. 비무장 흑인을 향한 경찰의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경찰의 공권력 남용 등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타계

▲ 피델 카스트로 타계. 사진=연합뉴스

쿠바의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 25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혁명에 성공한 뒤 반세기 쿠바를 이끌며 미국과 소련이 형성한 냉전체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쿠바 혁명 이후 카스트로는 외국의 좌파 혁명을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과 많은 갈등을 빚었다.

총리, 공산당 제1서기, 국가평의회 의장을 연이어 맡으며 쿠바를 이끌다가 2006년 친동생 라울에게 정권을 넘겼고 2008년엔 공식 직위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카스트로가 타계한 이후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엇갈렸다. 혁명 시대의 상징이었다는 평가와 독선적인 독재자였다는 비판이 함께했다.

많은 쿠바 국민에게 '아버지'로 불린 카스트로가 떠나자 쿠바는 그를 추모하는 열기로 가득 찼다. 그는 고향이자 혁명 발원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 있는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안장됐다.

■ '귀를 위한 시(詩)' 밥 딜런 노벨 문학상 수상

▲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 사진=연합뉴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린 이변은 문화계에서도 일어났다.

소설가, 시인 등 문인들이 후보로 오르내린 가운데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이었다.

작가가 아니라 음악가로 분류되는 인물이 세계 최고 권위의 이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1901년 첫 노벨 문학상 시상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딜런의 수상은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문학의 지평을 넓힌 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딜러는 자유와 저항, 서정과 서사를 넘나드는 가사로 '음유시인'이라는 찬사를 받아 왔다. 한림원도 수상자를 발표하며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한 시(詩)'라고 표현했다.

그의 가사가 높은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만큼이나 가사를 문학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많아 수상자 발표 이후에도 논쟁은 이어졌다.

딜런은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 대신 수락연설문에서 자신의 노래들이 과연 문학인가 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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