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 잎새주 광주·전남서 '위기'…"애향심만으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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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 잎새주 광주·전남서 '위기'…"애향심만으론 안돼"
  • 연합뉴스
  • 승인 2017.01.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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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술집·음식점서 잎새주 '소외'
진로 참이슬 마케팅 '활발'…보해 홍보·마케팅 '굼떠'
▲ 왕따 당한 보해잎새주. 사진=연합뉴스

보해 소주 잎새주가 텃밭 광주·전남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구 소주' 진로 참이슬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고, 홍보·마케팅에서 밀리고 있다.

25일 지역 주류업계, 술집, 음식점 등에 따르면 향토기업 보해가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는 잎새주의 광주·전남 시장 점유율이 50∼60%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소주 판매 지역을 제한하는 자도주 보호규정이 풀린 후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잎새주의 광주·전남 시장 점유율이 80∼9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보해 입장에선 시장 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보해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진로 참이슬 마케팅이 활발하고, 젊은층 위주로 "참이슬은 부드럽고, 잎새주는 쓰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해있기 때문으로 업계에선 분석한다.

광주 북구 음식점 주인은 "젊은층 손님들은 대게 참이슬을 찾아 참이슬과 잎새주 판매비율이 7대3 정도"라며 "소주를 즐기는 젊은층들이 점차 늘어 참이슬 매출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회사원 김모(35·여)씨는 "참이슬은 부드럽고 잎새주는 조금 쓴 맛이 있어서 20대부터 참이슬을 즐겨 마셨다"고 말했다.

또한 진로의 마케팅이 공격적이어서 일부 술집과 음식점에서는 잎새주가 '소외' 당하는 장면도 목격된다.

북구 음식점 주류 메뉴판에 '참이슬 4천원, 하이트 4천원, 진로햇복분자 1만원, 막걸리 4천원'이라고 적혀있다.

잎새주가 주류 메뉴판에서 사라진 것이다.

음식점 주인은 "진로 영업사원들이 찾아와서 제작해준 메뉴판"이라며 "아마 다른 업소도 이러한 메뉴판을 제작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모 술집 주인은 "손님들이 특정 상품을 주문하지 않으면 참이슬을 가져다준다"며 "솔직히 진로 영업사원들은 수시로 가게에 들러 애로사항을 묻고 선물도 주고 가는데 보해 영업사원들은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로 홍보·마케팅이 굼뜨다"고 말했다.

이 주인은 "소비자들의 취향, 이해관계 등이 얽혀 있어 애향심만으로 '보해 잎새주 드세요'라고 손님들에게 권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며 "향토기업을 도와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해 관계자는 "광주의 잎새주 시장 점유율이 60%가량 된다"며 "광주지역 술집과 음식점 메뉴판에 잎새주만 적혀있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진로보다 자금력, 물량투입 등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로, 회사 차원에서 좀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해는 마케팅을 강화하고자 오랫동안 제일기획에서 몸담았던 전문가를 최근 마케팅본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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