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SF ‘컨택트’ vs 실화 ‘라이언’
상태바
[주말영화 신세계] SF ‘컨택트’ vs 실화 ‘라이언’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7.02.02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컨택트

첨단 기술만으로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지구에 외계에서 온 괴상한 비행물체 12개가 가 나타났다. 12개국 정부는 나름의 방식으로 외계인과 접촉한다.

이 중 미국팀은 외계인의 신호를 해독하고 외계인과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애덤스)를 데려온다. 그는 물리학자 이안(제레미 레너)과 함께 7개의 촉수를 지닌 외계 생명체 헵타포드를 만난다. 외계인의 말을 익힌 루이스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다.

영화〈컨택트〉는 단순히 외계인의 존재를 넘어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을린 사랑〉(2010)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 등을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첫 번째 SF. 세계 평단이 차세대 작가 감독으로 꼽는 그는 SF 장르를 빌려 어떤 이야기를 하려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컨택트〉는 그가 전작에서 꾸준히 탐구해 온 인간의 근원적 폭력성을 다루진 않는다. 과학 소설가 테드 창의 단편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1988)를 원작으로, ‘알 수 없는 존재와의 소통’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선보인다.

원 모양 이미지로 된 표의 문자. 루이스는 이렇게 특이한 헵타포드의 언어를 해석하고,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컨택트〉가 가장 힘줘 묘사하는 대목이자, 빌뇌브 감독의 압도적이고 신비로운 영상미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행위의 본질. 그것은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타자와 마주 보게 되는 것이다. 루이스의 탐구 과정은 지금 우리가 종종 잊는 그러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화 〈컨택트〉는 이렇게 ‘언어’라는 추상적 개념과 SF 장르를 결합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다. 여느 블록버스터의 스펙터클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감흥을 주는 신개념 SF다.

어쩌면 이 자체로 충분히 놀라운 영화적 성취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말은 자못 아쉽다. 극 중후반 헵타포드의 언어를 배우며 시간을 ‘비선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루이스.

〈컨택트〉는 언어학을 명석하게 끌어안았지만, ‘시간의 의미’까지는 잘 엮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그 반전이 초중반에 펼쳐 낸 ‘언어와 타자에 관한 이해’라는 주제를 제대로 살렸는지 의문이다. 상영 시간 116분. 12세 관람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36869&mid=33466

◇ 라이언

인도의 어느 시골 마을, 다섯 살 사루(써니 파와르)는 형 구뚜(아비셱 바라트)를 따라나섰다가 기차역에서 잠드는 바람에 혼자 기차를 타고 1680㎞ 떨어진 캘커타(콜카타의 옛 명칭)에 도착한다. 몇 달 동안 거리를 떠돌던 그는 호주의 브리얼리 부부에게 입양된다.

20여 년 뒤, 대학에서 인도 출신 친구들을 만나며 자기의 근본을 궁금해 한다. 서른 살이 된 사루(데브 파텔)는 위성 지도 서비스를 통해 기억도 가물가물한 고향을 검색한다. 결국 사루가 찾은 건 아들을 기다리며 고향을 떠나지 않은 엄마의 간절함이다.

영화 〈라이언〉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은 기적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인터넷 위성 사진 프로그램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통해 생모를 찾은 사루 브리얼리의 실화를 엮은 수기 『집으로』(원제 A Long Way Home, 인빅투스)를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는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펼쳐 보인다. 흙먼지가 날리는 인도의 가난한 시골 마을, 하루 종일 형 구뚜를 졸졸 따라다니는 똘똘한 꼬마 사루의 똥그란 눈동자가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4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어린 사루 역에 캐스팅된 써니 파와르의 연기가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난데없이 모르는 세상에 떨어진 사루의 눈망울 가득히 그가 느끼는 호기심과 두려움, 안도감, 용기 등 갖가지 감정이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하루아침에 집으로부터 멀어진 어린아이의 처지를 신파로 몰고 가지 않으면서도 유려한 영상을 통해 풍성한 감성을 전달하는, 호주 출신 감독 가스 데이비스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건실한 청년으로 자라난 사루가 인도의 가족을 찾는 데 매달리는 과정을 그리는 중후반부에 들어서도, 이 영화는 여러 인물의 입장과 감정을 사려 깊게 살핀다.

사루를 진심으로 아끼는 호주인 엄마 수(니콜 키드먼)가 또 다른 입양 자녀(디비안 라드와)에게 쏟는 사랑이나, 사루와 그의 여자친구 루시(루니 마라)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점이 그렇다. 순간의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니콜 키드먼과 루니 마라의 존재감이 빛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을 실제 인물의 영상으로 장식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가 직전까지 켜켜이 쌓아 올린 감정의 탑, 그 정점을 실화의 감동으로 성급하게 마무리 짓는 인상이다. 상영 시간 118분. 12세 관람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34841&mid=3327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