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고사리 손에 가득 담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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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고사리 손에 가득 담긴 사랑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7.02.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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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금성초(교장 이성준)는 6학년 졸업식 행사를 위한 전교생 다모임 시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그날 부를 축가를 비롯한 행사 전반에 관한 내용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부모님께 감사 편지 낭송을 비롯해 후배들이 학년 별로 만들어서 전하는 글과 그림 등.

구태의연한 졸업식을 넘어 재치 있고 센스 넘치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졸업식 노래 대신 부를 노래를 선정하는 모습도 파격적이었다. 신세대 감각이 넘치는 발랄하면서도 아름답고 감성적인 가사를 지닌 노래들이 후보군으로 제시되어서 놀라웠다. 

▲ 1학년이 보내는 졸업축하그림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하듯 졸업식을 준비하는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졸업생들의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띄우고 행복했던 학창 시절을 반추하며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한 졸업식이 될 것 같다. 우리 1학년들도 다모임에서 정한 약속대로 선배들에게 보내는 롤링페이퍼 작업을 하느라 공을 들였다. 그 작업조차 서로 토의를 해서 결정했다. 그림을 그릴 것인지, 만화를 그릴 것인지, 편지를 쓸 것인지. 1학년이지만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여 꽃다발 그림을 그려서 오려 붙이니 멋진 작품이 되었다.

전교생이 한 가족처럼 마음을 주고받는 졸업식의 아름다운 풍경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시골 학교에서는 이제 졸업식을 마치고 폐교되는 학교가 늘고 있으니 걱정이다. 이것도 양극화 현상이라서 씁쓸하다. 도시 학교는 과밀학급으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음에 반해, 시골 학교는 존폐 위기에 시달리고 있으니.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시골 학교는 우리 사회의 아픔이 녹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학생들에게 최선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새 학기에는 우리 학교에 1학년 신입생이 10명이나(!) 들어온다. 학교가 좋다고 광주에서 찾아와서 미리 학교 구경을 하고 가더니 입학하기로 했다. 2017학년도에는 1학년이 제일 부자 학급이 될 것 같다. 덕분에 학생 수가 줄어들 걱정까지 사라졌다. 아이들을 금싸라기처럼 소중히 하는 학교에서 자란 졸업생들도 빛이 나서 웃고 다닌다. 시골 학교가 아름답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장옥순 담양금성초 교사 / 교직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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