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한석규 ‘프리즌’ vs 손현주 ‘보통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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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신세계] 한석규 ‘프리즌’ vs 손현주 ‘보통사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7.03.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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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빌런' 한석규…〈프리즌〉의 딜레마

낮과 밤이 다른 어느 교도소. 캄캄한 밤, 교도소의 문이 열리면 큰 판이 벌어진다. 죄수들은 밖으로 나와 완전범죄를 만들어내고 흔적도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또다시 교도소로 돌아온다.

판을 만드는 것은 교도소의 실세 익호(한석규 분). 그는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하며 교도관들까지 발밑에 둔다. 엄격한 규칙과 서열이 존재하는 기묘한 교도소에 보다 더 기묘한 남자가 나타난다. 한때 검거율 100%를 자랑했던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 분)이다. 그는 뺑소니, 증거인멸, 경찰 매수 등의 죄목으로 교도소에 입소하고 특유의 넉살과 다혈질적 성격으로 익호의 눈에 든다. 익호는 유건을 앞세워 또 다른 판을 계획하고, 점차 야욕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프리즌〉은 ‘목포는 항구다’부터, ‘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꾼으로 활약한 나현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프리즌〉은 나현 감독이 자신한 것처럼 신선한 소재와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교도소를 지배하는 강력한 악인과 구성원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교도소라는 공간, 이야기를 끌어가는 상상력은 장르 영화로서 충실한 재미를 안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 신선한 소재를 식상하게 풀어내고 결론지었다는 점이다. 과감한 설정에 비해 반전은 다소 안전하고, 강력한 ‘한 방’ 역시 무맥하다.

너무도 강력한 빌런(Villain) 역시 ‘프리즌’이 가진 딜레마다. 악역에 비해 선한 역들은 기능적 역할만 해내고, 힘이 달려 강한 인상도 남기지 못했다. 익호 역의 한석규가 영화를 장악한 만큼 그 외 인물들은 다소 희미한 인상을 남기며 진부하고 식상한 캐릭터로 전락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믿고 볼만 하다. 익호 역의 한석규와 유건 역의 김래원의 연기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한석규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묵직함을, 김래원은 영화 ‘해바라기’를 떠올리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상영시간 125분, 청소년관람 불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6517&mid=34011

◇ “현실의 답답함 풀어낸”…〈보통사람〉

영화계가 한국의 아픈 현대사를 스크린으로 불러내고 있다. 30년 전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2017년도를 울린다.

영화 〈보통사람〉은 1987년,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가장 성진(손현주 분)이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 분)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숙이 가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두환 정권 시대였던 1987년은 4.13 호헌조치로 인해 민주주의를 향한 목마름이 극에 달했던 때다. 정부는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다른 쪽으로 끌기 위해 이슈를 찾아다녔다. 〈보통사람〉은 대한민국 최초 연쇄 살인마 김대두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호헌조치, 국가가 사건을 조작하고 보도지침을 내렸던 실제 상황을 담아냈기 때문에 ‘보통 사람’을 픽션임에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권력 시스템에 휩쓸리는 당시 모습이 30년이 지난 2017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느껴져 씁쓸하다.

시대 상황을 반영한 영화지만 ‘보통 사람’이 가진 가장 보편적인 힘은 휴머니즘이다. 가족과 진실을 찾기 위한 성진의 고군분투는 공감을 끌어낸다. 특히 국가의 공작에 가담하게 된 성진이 가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흔들리고 변화하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이해가 된다. 그걸 가능하게 만든 건 손현주의 연기다. 손현주의 깊은 부성애는 눈물을 뽑아내기 보단 먹먹함을 자아낸다.

손현주 외에도 장혁, 김상호, 조달환, 지승현, 라미란 등 조연들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액션 배우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장혁은 안기부 실장 규남으로 분해 감정이 느껴지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며 보편적이지 않은 안기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영화의 보편적인 틀이 가족애를 다루기 때문에 신파적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한 과한 음악이 거슬리지만 영화는 극단적 신파로만 끌고 가진 않는다. 투박한 연출도 오히려 80년대를 반영한 영화와 어울린다. 상영시간 121분, 15세 관람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2331&mid=3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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