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신세계] 액션의 끝판왕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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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신세계] 액션의 끝판왕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7.04.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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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첫선을 보인 후, 어느덧 여덟 번째 신작을 내놓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잘 구축된 주인공 캐릭터와 그 시리즈가 추구하는 명확한 액션의 콘셉트, 시리즈마다 변형되어 등장하는 악당의 매력 등을 잘 갖춘 좋은 모델이다.

스피드와 스릴에 있어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더 익스트림’이라는 부제답게 이전까지 보여주었던 액션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공들여 찍은 장면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영화의 첫 시퀀스, 자동차경주부터 인상적이다. 쿠바 아바나로 여행을 떠난 ‘도미닉’(빈 디젤)이 사촌동생을 괴롭히는 건달과 벌이는 시내 자동차경주는 이 시리즈의 출발점인 속도의 쾌감을 잘 보여준다.

아스팔트를 녹일 듯 이글대는 아바나의 뜨거운 태양과 응원하는 젊은이들의 열기까지 말 그대로 불이 붙은 채 질주하는 도미닉의 차에 마력(馬力)을 더한다.

쿠바에서 가장 느린 차를 가장 빠른 차와 대등하게 몰아서, 예정된 대로, 상대편의 반칙에도 불구하고 먼저 결승점에 도착하는 영웅의 짧은 여정은 영화 전체의 서사를 축소한 것과도 같다.

마치 “자, 이제 ‘분노의 질주’가 시작됩니다. 안전벨트를 매주세요”라고 안내하는 듯한 멋진 도입부다. 그런데 이 시퀀스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도미닉이 불 붙은 차로부터 탈출하는 장면은 절정부 액션신에서 유사하게 반복되어 그가 쿠바에서 예행연습을 제대로 거쳤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여기에 함께 경주를 벌였던 쿠바인까지 플래시백으로 잠깐 삽입시킴으로써 서사는 단단해지는데, 볼거리에 치중한 나머지 개연성과 응집력을 잃어버리는 다수의 블록버스터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도미닉이 해킹의 신으로 불리는 첨단 테러 조직의 수장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의 계략에 휘말려 그녀와 한 편이 되자 ‘루크’(드웨인 존슨), ‘레티’(미셸 로드리게즈), ‘로만’(타이레스 깁슨) 등은 이들을 막기 위해 다시 뭉친다.

사이퍼에게 협조할 수밖에 없는 도미닉의 절박한 상황, 예전 동료들에 맞선 비정한 싸움이 몇 차례 반복되는 가운데 전투는 더욱 치열해지고 루크 일행은 조금씩 승리에 다가선다.

영화의 백미는 얼음판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신과 사이퍼의 은신처인 ‘슈퍼제트’ 안에서의 액션이다. 일부러 대비시킨 두 개의 공간 중 밝고 탁 트인 지상에서의 싸움은 스피드가, 공중에 떠 있는 어둡고 제한된 슈퍼제트에서의 싸움은 스릴이 좀 더 강조되어 있다.

사이퍼 역의 ‘샤를리즈 테론’, 전편에 이어 ‘제이슨 스타뎀’까지 합류한 화려한 출연진은 다들 이름값을 해내지만, 그 중에서도 고정 출연해온 배우들은 이제 이 시리즈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캐릭터와 붙어 있다.

남다른 액션을 소화해 내는 ‘빈 디젤’과 ‘드웨인 존슨’은 배우에게 있어 타고난 외양, 육체적 우월함이 얼마나 절대적인 것인지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여전사로 분했던 샤를리즈 테론은 지적이고 냉철한 악역에도 잘 어울린다.

그녀의 조각 같은 이목구비 사이에는 어떤 남성들과의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가족에 대한 사랑, 동료 간의 우정이라는 오래된 동기와 주제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시각적 쾌감은 물론이요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유머러스한 대사들까지 즐길거리가 풍성한 작품이다. 136분. 15세 이상 관람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0731&mid=3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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