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특별시민' vs '임금님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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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신세계] '특별시민' vs '임금님의 사건수첩'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7.04.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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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욕에 사로잡힌…‘특별시민’

영화 〈특별시민〉은 선거판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는 이 작품을 정치영화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영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치영화가 아니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권력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헌정 사상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시민과 소통하고 서울시를 사랑하는 시장 변종구는 두 번의 서울시장을 거쳐, 세 번째로 출마 선언을 했다. 이는 차기 대선을 노리는 그의 권력욕에서 비롯됐다.

이 작품은 ‘정치는 쇼’라는 것을 처음부터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숨기고 감출 생각은 애초에 없다. 변종구 시장은 ‘청춘 토크’라는 이벤트를 내세워 대화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쇼’를 한다.

인기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와 ‘죽일 놈’에 맞춰 랩을 한다. 당연히 완벽하지 않고 우습다. 숨 가쁘게 따라가기에 바쁜 변종구의 모습은 그가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쇼를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박경(심은경)이 나타난다. “진심으로 소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온다”는 일침과 함께.

차기 대선을 노리고 쇼를 하는 변종구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자신에게 일침을 가하고 선거캠프에 합류한, 정치 미생 박경에게도, 자신이 속한 당의 김대표(김홍파)에게도, 또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자신을 돕는 심혁수(곽도원)에게도 숨기지 않는다. 숨길 대상은 딱 한 무리다. 바로 서울시민, 즉 유권자다.

영화 속에는 권력욕에 눈이 먼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성격이 다르고 방법이 다를 뿐이지 다들 변종구와 같은 사람이다. 변종구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기사화 하는 정기자(문소리) 역시 마찬가지다. 특종을 해 회사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박인제 감독은 권력욕에 대해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권력에 눈이 먼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변종구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아닌, 노동자 출신에서 차근차근 위로 올라온 인물이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정치에 뜻을 품었겠지만, 현재는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 있다.

영화 속 가끔씩 보이는, 변종구의 미묘한 표정 변화나 짧은 대사들은 그의 과거를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권력욕이 정치라는 거름으로 성장해 간다는 것도 알게 된다.

〈특별시민〉은 보는 시민, 즉 관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화끈한 정치극을 보고 싶었던 관객은 다소 실망할 수 있지만, 그 외 다른 것들을 얻어갈 여지는 충분하다. 정치라는 소재는 어려울 수 있지만, 권력에 대한 욕망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30분.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6485&mid=34265

◇ 수사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향연…'임금님의 사건수첩'

수사, 추리, 탐정극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콤비다. 관객을 사로잡는 명콤비는 각각의 매력적인 캐릭터에서 탄생한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만나 시너지를 내고 콤비를 이루면서 수사를 펼친다. 이런 매력을 담은 새로운 작품이 개봉했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이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은 뛰어난 추리력을 지닌 왕 예종(이선균)과 천재적인 기억력을 지닌 사관 이서(안재홍)의 수사를 그린 작품이다. 조선시대에서 펼쳐지는 과학 수사라는 지점과 이선균과 안재홍이 만났다는 지점은 영화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예종은 기존 사극에서 봐 왔던 왕과는 조금 다르다. 깃털처럼 가벼운 듯 하지만 예리한 추리력으로 조선을 뒤흔드는 괴소문을 파헤친다. 왕 보다는 탐정과 같은 모습으로 어리바리한 신입사관 이서를 휘어 잡는다.

왕 같지 않은 왕이라는 캐릭터와 왕이지만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왕이라는 설정은 이선균이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게 만들었다. 첫 사극이라는 부담은 줄였고, 자신의 매력으로 새로운 예종을 만들어 냈다.

안재홍은 자신만의 사랑스러움으로 예종 역의 이선균과 조화를 이뤘다. ‘안재홍’이라는 이름 석자 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만드는 안재홍의 매력은 관객들이 이서에 감정을 몰입하고, 그의 성장을 응원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사건보다는 캐릭터 소개에 치중했다. 캐릭터 소개를 위해 사건이 전개되는 듯 하고, 사건 자체보다는 캐릭터에 더욱 흥미가 간다. 그런 이유로 한 편으로 값어치보다 시리즈의 출발으로 더 큰 의미를 지녔다. 같은 이유로 치밀하지 못 한 수사는 영화 후반부 지루함을 주기도 한다.

사건보다 캐릭터에 집중을 하자면 이대로 버리기 아까운 캐릭터가 넘쳐 난다. 뛰어난 추리력의 왕 예종과 천재적인 기억력, 즉 포토그래픽 메모리(보이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를 지닌 이서뿐만 아니라 점술가 선화(경수진), 예종과 과거 인연이 있는 흑운(정해인)까지 매력적이다. 이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12세 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14분.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4280&mid=3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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