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용운의 반전투, 2군의 중요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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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용운의 반전투, 2군의 중요성을 말하다
  • 박홍순 기자
  • 승인 2017.06.0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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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 4일 삼성과의 대구 경기에서 큰 고비를 넘겼다. 주중 NC를 상대로 1~2차전 연승을 거두고 여유로운 행보를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3차전 역전패를 시작으로 주말 삼성전 1~2차전까지 잡혔다. 더욱이 4일 3차전 상대 선발은 윤성환. 4연패 위기감이 진하게 몰려왔다.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방망이가 뜨겁게 터지며 5회까지 11점을 뽑아 윤성환을 무너뜨렸다. 뿐만 아니라 선발투수로 나선 좌완 정용운이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것도 반전의 원동력이었다. 사사구 6개를 내줬지만 2안타만 맞았다. 결국 13-3으로 대승을 거두고 4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 KIA 타이거즈 2군 훈련 모습

특히 정용운의 깜짝 호투는 왜 2군이 존재하는가를 보여준 사례이다. 정용운은 9년차 투수이다. 2009년 입단했지만 작년까지 26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아예 1군 등판기록이 없다. 2011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돌아왔지만 존재감은 낮았다. 작년 1군 12경기에 출전했지만 성적은 볼품없었다.

좀처럼 야구가 늘지 않고 기회도 없자 야구를 그만둘 위기도 찾아왔다. 그때 정회열 2군 감독이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었다. 겨우내 착실한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고 체인지업이 제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퓨처스 선발투수로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42로 가능성을 보였다. 마침 1군에 좌완 불펜요원이 부족해지자 적극 추천했고 1군 무대를 밟았다.

활약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를수록 존재감 있는 투구를 했다. 불펜투수로 나선 8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었다. 원포인트와 롱릴리프까지 소화했다. 체인지업이 먹히며 오른손 타자에 밀리지 않았다.

임기영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대체 선발로 발탁을 받아 승리의 투구를 했다. 스피드는 130km대 후반이지만 던지는 위치가 높아 볼끝에 힘이 있다. 앞으로 스피드도 좀 더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광고 출신의 2년차 투수 남재현(21)도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주었다. 올해는 2군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5경기에서 2패만 당했고 평균자책점 5.13에 불과했다. 그러나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전격적으로 1군 승격 통보를 받았다. 정식선수로 등록했고 삼성과의 3연전 2경기에 등판해 4피안타 2볼넷을 내주며 1실점했다. 2군에서 추천하면 1군에 올려 바로 기용하는 김기태식 기용법이었다.

구위가 아직은 완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145km짜리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와 포크까지 던지며 가능성을 보였다. 힘으로만 던지는 스타일이었지만 신동수 코치의 지도를 받아 투구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고 볼끝이 좋다는 판정을 받았다. 자신의 구위를 믿고 피하지 않고 씩씩하게 볼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IA 마운드는 두 개의 약점을 갖고 있다. 선발진의 새로운 힘이 필요했다. 헥터와 팻딘은 건재하지만 양현종과 김진우가 부진에 빠졌고 첫 선발임무를 수행하는 임기영도 휴식이 필요했다.

개막부터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불펜은 여전히 약하다. 정용운의 반전투와 원석 남재현의 등장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2군의 중요성을 실감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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