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맘-품지원단, 사회적 보호망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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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맘-품지원단, 사회적 보호망 역할 ‘톡톡’
  • 강금단 기자
  • 승인 2017.06.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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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따뜻한 품, 사회적 돌봄 시스템…지역사회 재능기부 나눔 문화 확산 계기

전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맘-품지원단이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2년 4월부터 ‘학교폭력’ 전담부서인 학생생활지원과를 새롭게 조직해 운영해 왔다.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예방하고 근절하고자 하는 노력만으로 완전하게 해소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진화하는 폭력에 대응하기에 제도가 갖는 한계가 분명함을 시간이 흐를수록 절감했다.

이에 지난 2014년 하반기 전남지방경찰청, 전남도청과 함께 도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학생들의 폭력 유형과 내용, 가·피해 학생들의 가정환경 등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막연하게 추측으로만 생각했던 결과가 나왔다. 그것은 가정적 환경과 폭력적 행동에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는 점이다.

▲ 전남도교육청 ‘2017 맘-품지원단 워크숍’에 참가한 멘토 어머니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4년 조사 당시 도내 전체학생은 21만여 명이었으며, 배려대상학생은 2만여 명이었다. 전체 학생에서 배려대상학생이 조사 당시 차지하는 비율은 9.2% 정도였다.

그런데 9.2%의 배려대상학생들이 2013년과 2014년 상반기까지 학교폭력에 관련되는 비율은 25%를 넘어서고 있었으며, 그 중에 85%는 ‘한부모가정 학생들’이었다.

결국 이 학생들을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학교폭력 문제를 해소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아직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바로 ‘맘-품지원단’ 사업이다.

‘맘’은 영어의 ‘Mom(엄마)’과 ‘마음(심(心)’의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품’은 말 그대로 ‘품다’의 명사형이다. 즉, 어머니의 따뜻한 정(情)을 한부모가정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누가 그 역할을 담당해줄 것인가의 문제가 있었다.

결국, 도내 어머니 전체를 대상으로 모집하되 재능기부로 봉사함을 전제로 했다. 2014년 10월에 110명의 단원으로 출범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운영상의 보완점도 나타났다.

지원대상 학생(한부모가정 학생)과 멘토 어머니들의 전문적 만남을 통한 멘토교육, 지속적인 만남을 위한 방법적 고민들이 그것이었다.

전 도민들의 참여와 관심 확대를 위해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들의 재능기부 유치도 필요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지원청 장학사가 업무를 담당했던 것을 Wee센터 사회복지사로 전환함으로써 전담체제도 구축했다.

단원들도 기존에 의무적 추천을 통한 참가자들 위주에서 벗어나 사업의 취지에 동의하는 자발적 참여자로 새롭게 구성했다.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이용시설들의 후원의 집도 모집 했다.

그 결과 83명의 순수 참여의지 단원과 236개 업소에서 후원의집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무엇보다 후원의 집 참여가 단원들과 학생들에게는 큰 힘이 됐다.

후원의 집으로 참여한 업소들은 주로 미용실, 목욕탕, 병원, 학원, 식당 등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이용하는 시설들이다.

▲ 전남도교육청 ‘2017 맘-품지원단 워크숍’에 참가한 멘토 어머니에게 장만채 도교육감이 지원단증을 목에 걸어주고 있다.

올해 맘-품지원단 단원은 159명, 후원의 집은 343개 업소가 참여하고 있다.

단원들이 멘티 학생들을 만나는 방식 또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후원의 집으로 참여하는 업소들의 지원방식도 다양하다.

어느 군 지역에서는 미용사협회에서 관내 지원 대상 학생들이 미용실을 찾아올 경우 무료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보였다.

어느 병원장은 대상 학생들의 교복과 체육복을 지원하기도 하고, 편의점 주인 중에는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게 매월 일정 금액의 이용 쿠폰을 미리 배부하는 방식을 제공했다.

문제는 대상 아이들이 후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제가 지원 대상 학생입니다”며 혜택을 요구하는 과정이다.

자칫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맘-품 단원들에게 공무원증과 동일한 형식과 재질의 단원증을 제작해 배부했다.

단원들이 멘티 학생들과 함께 후원의 집을 방문해 단원증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후원의 집에서는 약속한 혜택을 학생에게 제공하는 형식이다.

도교육청은 배려대상학생들을 위한 지역민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정치적 이벤트나 생색내기의 일회성 행사로는 아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가족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온전하게 보듬어주는 마음을 가진 어머니의 사랑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 많은 청소년 이용 시설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장만채 교육감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사랑을 통해 지역사회를 사랑하고 훗날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함께 참여해준 맘-품지원단원과 후원의 집 참여 대표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 전남도교육청 장만채 교육감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맘-품지원단의 후속사업으로 ‘팜(Farm)-품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강진군청과 협업사업으로 강진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인 푸소(FUSO)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한 것이다.

그동안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특별교육 프로그램은 일방적 교육 방법에서 벗어나서 정서적 교육방법으로 진행된다.

한편, 전남의 맘-품지원단 사업은 제주교육청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올해부터 외부로 확산되고 있다. 전북과 울산 등 타 시도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전남교육청에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이치로와 후미타게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서 “폭력은 값싼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며, 인간으로서 미숙한 행위”라고 했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인식 확산을 통해 단순히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내 모든 지역사회에서 폭력 없는 세상이 되도록 만드는 일에 도민 전체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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