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농사에 두번 모내기는 처음"…전남 가뭄에 염해까지 확산
상태바
"30년 농사에 두번 모내기는 처음"…전남 가뭄에 염해까지 확산
  • 연합뉴스
  • 승인 2017.06.18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까지 비 오지 않으면 2천ha 이상 농사 포기해야 할 판

18일 전남 남부의 대표적 곡창지대 중 하나인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간척지.

지난달 말 모내기를 한 이곳은 6월 중순인데도 파릇파릇 모가 자란 논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자란 모들도 누렇게 말라 죽었고 아예 모를 심지 않고 방치된 곳도 많다.

100여 농가가 인근 담수호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담수호의 염도가 높아져 벼 생육에 치명적인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물로 모내기를 한 논은 그야말로 소금물에 잠긴 셈이다.

▲ 소금물에 잠긴 못자리 18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간척지가 가뭄으로 염해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은 물을 갈아주며 모가 자라는데 힘을 쏟을 때이지만 모가 대부분 말라죽어 다시 모내기를 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번달까지 모내기를 마치지 못하면 수확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7월 모내기를 하면 기온이 떨어지는 10월께 추수를 해야 하고 이는 생육 저하로 이어져 수확량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비가 계속 내리지 않아 담수호 물로는 한계가 있어 농가들은 지하수를 파 그 물로 다시 모내기를 하고 있다.

가뭄이 지속하자 농민은 물론 행정기관, 소방, 경찰까지 나서 휴일도 잊은 채 관정파기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새롭게 못자리를 만들어도 앞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 헛수고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문모(66)씨는 "3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모내기를 두 번 하는 것은 난생 처음이다"면서 "비가 올 것으로 기대하며 못자리를 만들지만 이번달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어렵게 만든 못자리도 쓸모없게 돼 올해 농사를 모두 망치게 된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 다시 하는 모내기 가뭄으로 염해 피해가 확산하면서 18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간척지에서 모내기를 다시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계획 면적 15만9천㏊ 가운데 90.6%인 14만3천989㏊에서 모내기가 끝났다.

이번달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계획 면적의 1.4%인 2천157㏊에서는 모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모내기를 마친 논의 가뭄 피해 면적도 96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