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물까지 모아라" 가뭄 속 생명수 찾아 나선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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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물까지 모아라" 가뭄 속 생명수 찾아 나선 지자체들
  • 연합뉴스
  • 승인 2017.06.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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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은 지하에 집수 시설 설비, 진도는 다단계 용수 확보사업 시행
"지자체 대책으로는 한계, 중앙정부가 근본적인 가뭄 대처 방안 세워야"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업용수는 물론 먹는 물과 생활용수 사용에도 지역민들이 고통이 계속되자 전남 서남부권 지자체들이 물 찾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하에서 물을 모으는 간이 집수 설비를 만들거나 대규모 저류지를 조성해 물을 재사용하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장거리 관로 시설 공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 대책들도 장기간 비가 오지 않으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아 좀 더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내 저수지의 저수율이 고작 18%에 그치고 있는 신안군은 이번 가뭄을 계기로 일시적 대처가 아닌 담수로 준설, 다단계 양수 등 항구적인 가뭄 대책을 세우고 있다.

▲ 갈라진 논 고사한 모[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단위 저류 시설은 경작지에서 사용 후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물을 저장,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60여곳에 갖출 계획이다.

또 경지정리를 한 지 오래된 논과 용수로에 버려지는 물이 많다고 보고 80여곳에서 준설과 시설정비도 한다.

수십 년이 지나 붕괴나 매몰 등 훼손되고, 수초 등으로 인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담수로의 농업용수 저장능력도 확대한다.

임자, 자은, 비금, 증도 등 대파 주산지의 토질이 물을 머금는 성질의 사질토인 점에 착안해 지하에 간이 저수설비도 갖춘다.

사질토를 1∼3m 깊이로 판 후 집수 기능을 하는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유공관을 설치해 물을 모으는 방법이다.

실제로 최근 임자면의 한 마을 사질토의 논에 시험적으로 유공관을 설치, 다량의 물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 사질토 땅밑에 설치한 유공관서 콸콸 솟는 물 [신안군 제공=연합뉴스]

신안군은 가뭄 항구대책 예산으로 871억원을 정부에 신청하고 자체예산으로 추경에서 165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도군은 인근 해남 금호호 물을 진도 들녘으로 끌어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호 물을 진도의 군내 담수호까지 끌어와 가두고 다시 이 물을 보전·서포 등 2곳 담수호에 단계적으로 옮겨 담는 방법이다.

진도군과 농어촌공사는 최근 정부에 관련 사업 지원을 건의했다.

금호호 물은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문내면 학동 저수지까지 5㎞의 관로공사를 완료, 이미 활용 중이다.

최근 가뭄이 심해지자 농어촌공사는 다음달 중순 개통을 목적으로 학동 저수지-둔전 들녘을 잇는 7.7㎞의 관로공사에 나섰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는 대부분의 논이 간척지로 가뭄 시 염해로 이어지기 일쑤다"며 "금호호 물의 원활한 공급체계가 갖춰지면 가뭄 문제도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도군은 고금면 가교와 조성지구 등 농업용수 부족이 심한 2곳의 농경지에 가뭄 대책을 집중하고 있다.

내년까지 가교·조성지구에서 2㎞ 거리의 청룡저수지를 잇는 관로공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완도읍 중도지구, 약산면 여동지구 등 저수지 2곳의 저수량 확대와 노화읍 동고지구 배수로 확장공사도 한다.

완도군 관계자는 20일 "가뭄을 이기기 위해 다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자체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항구적인 물 부족 대책을 세워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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