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불볕 더위야 가라…세계 최대 활엽수 자생지 '완도수목원' 힐링
상태바
[주말여행] 불볕 더위야 가라…세계 최대 활엽수 자생지 '완도수목원' 힐링
  • 연합뉴스
  • 승인 2017.06.23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칠 줄 모르고 전국을 뜨겁게 달구는 땡볕 더위가 어지럼증을 일으킬 정도로 강렬하다.

이럴 때 저 멀리 남쪽 땅 끝의 작은 수목원으로 조용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이국적인 숲의 나무 그늘 아래서 맞는 바람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이 곳은 상록 활엽수로 세계 최고·최대의 집단 자생지다.

▲ 완도수목원의 동백군락지는 한여름에도 서늘함을 제공한다

'완도수목원'은 난대성 목·초본 등 희귀식물 750여 종이 자생하는 자원의 보고다.

난대림이란 연평균 기온 14도 이상, 1월 평균기온 0도 이상, 강우량 1천300∼1천500㎜의 일교차가 적은 지역의 산림을 말한다.

이 곳은 특히 아열대와 온대의 교차지로 다양한 식물이 자생해 학술 가치 또한 높다.

수목원에 들어서면 우선 오른쪽의 완만하고 매끄러운 숲이 눈에 들어온다.

▲ 군외면 완도수목원 아열대 온실(완도군 제공 = 연합뉴스)

울창한 아열대 활엽수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장관이다.

왼쪽 숲은 조금 모습이 다르다. 뾰족한 소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아열대와 온대의 교차지라는 이야기가 딱 들어맞는 장면이다.

뙤약볕을 막아주는 짙은 그늘서 맞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연구팀의 설명을 듣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근에는 활엽수가 소나무를 서서히 밀어내고 있다고 한다.

▲ 아열대온실에서 만난 해오라비 사초

수목원 내에는 계곡이 있어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계곡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열대·아열대 식물과 선인장 다육식물들이 있는 아열대 온실을 마주치게 된다.

총 500여 종의 식물자원이 자리 잡고 있는데, 가장 남쪽에 있는 식물원답게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계곡 아래쪽에는 궁궐을 제외하곤 국내 한옥 건물 가운데 가장 큰 산림전시관이 위치해 있다.

해설을 듣고 있자니 힐링만 하고 있기엔 머쓱하다.

'고요하고 힐링하기 좋은 숲'이라는 것 외에 그 이면을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 미세먼지를 없애준다는 틸란드시아 종류인 키아네아 틸란드시아

수목원은 치열한 종(種)의 전쟁터다.

별 생각 없이 들르기 쉬운 이 수목원이란 존재는 사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목원은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경계와 감시의 눈초리가 번득이고 있다.

완도수목원 이석면 연구팀장은 "특히 외국인이 오면 초긴장 상태에서 이들을 감시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 아열대온실에서 만난 선인장들

이유인즉은 종자 지키기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구한말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는 수많은 종자를 잃어버렸다. 종자 도둑들이 제집 드나들듯 오가며 우리 종자를 훔쳐갔다.

대표적인 게 바로 '미스김 라일락'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교목 중 하나인 라일락은 1950년대 미군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이후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을 거쳐 지금의 미스김 라일락으로 재탄생하게 됐고, 미국에서 유전자 등록이 됐다.

▲ 21일 오후 관람객들이 수목원 식물들을 감상하고 있다.

1917년 하버드대 수목원 직원이 가져간 구상나무가 수차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지금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된 건 유명한 일화다.

그런 면에서 경북 봉화에 종자 5만 점이 저장 가능한 '백두대간 수목원'이 자리를 튼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완도수목원을 힐링하며 한번쯤 종자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면 좋을 일이다.

올해 안에 수목원 내에 휴양림 시설도 들어선다 하니 앞으론 1박을 하며 충분히 숲을 즐길 수 있다.

▲ 수목원 바깥에는 카라반 등을 갖춘 펜션도 운영되고 있다.

수목원 바깥에는 숙박시설이 몇 곳 운영되고 있다. 해산물인 톳을 소재로 한 면요리집도 있어 머무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 신선한 해산물을 소재로 한 면 요리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주소: 전남 완도군 군외면 갈문리 산109-1번지 완도수목원(☎ 061-552-1532, 154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