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신세계] 94년 후 우리에게 선사할 울림 '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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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신세계] 94년 후 우리에게 선사할 울림 '박열'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7.06.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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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에게는 영웅, 우리한텐 원수로 적당한 놈을 찾아"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퍼진 괴소문으로 6천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관심을 돌릴 화젯거리가 필요했던 일본내각은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하던 조선 청년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그들이 원하는 영웅이 돼줘야지"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와 함께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사형까지 무릅쓴 역사적인 재판을 시작한다.

조선인 최초의 대역죄인!

말 안 듣는 조선인 중 가장 말 안 듣는 조선인!

역사상 가장 버릇없는 피고인!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은 사상 초유의 스캔들! 그 중심에 '박열'이 있었다!

2017년을 살고 있는 우리는 94년 전의 박열만큼 뜨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누구보다 강인하게 살았던 박열에 대해 다시 한 번 조명해볼 필요가 있는 지금, 이준익 감독의 '박열'이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전작 '사도', '동주'에 이어 또 한 번의 역사극이다.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 분)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 분)의 실화를 다뤘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일제강점기는 가슴 아픈 기록이기에 이를 재탄생한 작품이 여럿 있었고 이러한 극들은 항상 비슷한 배경에서 약간의 차이만을 그려왔다. 오히려 '박열'은 새로운 부분에서 접근했다. 실존 인물인 박열이 독립을 외쳤던 장소가 일본 동경이었고 이를 그대로 담아 작품의 배경 또한 동경으로 설정했기 때문. 이는 이제껏 나왔던 시대극과는 다른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준익 감독이 박열에 초점을 둔 것은 다른 독립투사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제가 저지른 관동대학살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지목된 박열은 오히려 자신이 황태자 폭탄 암살을 계획했다고 자백해 스스로 대역 죄인이 된다.

또한 일본인 예심 판사와의 심문 과정에서 마치 본인이 윗사람인양 반말을 하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재판에 서지 않겠다고 큰소리치며 맞대응 하는 모습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한다.

박열과 함께 일본인이지만 일본의 제국주의를 반대를 외치는 가네코 후미코 역시 이례적인 캐릭터. 그는 박열이 쓴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박열의 패기에 반해 그에게 찾아가 두 눈을 반짝이며 "동거합시다"라는 말을 건넨다.

또한 불령사 단원들과 함께하는 작전에서 폭탄 입수 지시를 밝히지 않은 박열에게 "사상적 동지 의식을 잊었냐"며 그의 뺨을 때리는 모습은 1920년대엔 찾아볼 수 없는 능동적인 자세를 지니고 있으며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불기 시작한 페미니스트로 볼 수 있다.

이준익 감독은 "22살짜리 청년 박열의 용기와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박열이 그 상황을 돌파했던 것들을 잊고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제작하게 된 비화를 밝혔다.

이준익 감독이 박열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강렬함을 선사할 수 있을까.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9분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5716&mid=3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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