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뜸북국…남도 토속 국물요리로 무더위 날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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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뜸북국…남도 토속 국물요리로 무더위 날리자
  • 연합뉴스
  • 승인 2017.07.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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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없는 한여름 국 끓여 밥 한 끼 '뚝딱'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무더위를 피해 낯선 피서지에 가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숙소, 그다음이 바로 '맛집'이다.

인터넷 검색 창에 넘쳐나는 곳들이 맛집이지만, 맛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음식들이 있다.

집에서 먹는 된장국처럼, 밥과 함께 먹는 한 그릇 국물 요리들이 그 대표적인 음식.

흔하지만 음식점 단품 요리로는 만나기 어렵고 독특한 별미를 지닌 토속 국물요리는 더욱 그렇다.

시원한 얼음과 함께 더위를 날려버리는 냉국과 뜨거운 국물로 '반전의 시원함'을 찾는 피서객들을 위한 남도의 토속 국물요리 5가지를 소개한다.

▲ 김국

◇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뭐든 시원한 김국

밥상에서 가장 흔하게 먹는 음식이 김이지만 그 김을 국으로 먹는 경험은 드물다.

생긴 건 매생이국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맛은 완전히 다르다.

김이 나오지 않은 곳은 물론 김이 나오는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지 않으면 접하기 어렵다.

오이냉국처럼 요리하면 글자 그대로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따뜻하게 끓여 먹어도 어느 국물 요리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냉국 요리는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생김을 바삭하게 구워 바스러뜨린 다음 간장·참기름 등과 섞어 물을 부으면 끝.

단 물에 김이 너무 풀어지면 맛이 사라지므로 그때그때 바로 먹는 것이 팁

따뜻한 김국은 여름철 특미. 채취한 김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끓여 먹기도 한다,

살짝 구운 김 몇 장을 육수에 풀어 먹으면 전날 밤 숙취는 그대로 사라진다.

취향에 따라 더한 순두부 등과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하지 않다.

완도항구(☎061 554 7227) 에서는 물김을 된장과 석화(굴)만을 넣고 담백하게 만들어 평상시 지역민도 즐겨 먹는다.

▲ 아욱국 먹는 손님들

◇ 다산 정약용도 즐긴 강진 아욱국

강진의 산·들녘·바다 기운을 받은 아욱을 넣고 된장을 풀어서 끓인다.

아욱은 면역력 향상, 변비, 숙변, 술 해독작용 등에 좋고 시금치보다 단백질은 2배, 지방은 3배가 많다.

무기질과 칼슘 함량도 높아 성장기 어린이 골격 형성에 도움을 주는 알칼리 식품이다.

국으로 끓여 먹고 나물로도 무쳐 먹는 아욱은 옛사람들의 건강을 지킨 음식이다.

다산 정약용도 18년 유배 생활 동안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산의 시구에는 '집 앞 남새밭의 이슬 젖은 아욱을 아침에 꺾고 동쪽 골짜기의 누런 기장을 밤에 찧는다'는 구절이 있다.

제자 황상이 다산과 추사 김정희를 초대해 아침밥에 아욱국을 내놓은 일화 등 각종 문헌에도 등장한다.

다산이 4년가량 머물렀던 주막집 사의재(四宜齋)를 식당으로 재단장한 4의재는 아욱국을 올갱이와 멸치로 만든 육수에 된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다진 마늘을 넣어 푹 끓여 내놓는다.

4의재, 강진읍 사의재길 27(☎ 061-433-3223)

▲ 뜸북국으로 차린 밥상

◇ 해초와 소갈비를 곁들인 별미 뜸북국

뜸북국이라는 생소한 이름에 동요 오빠생각에 나오는 뜸부기를 연상하면 오산이다.

뜸북은 모자반과에 속하는 해초로 뜸부기, 듬부기, 듬북 등으로도 불린다.

바닷가 바위 사이에 자생하며 생산량이 많지 않아 주산지인 진도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톳과 비슷한 생김새에 까슬까슬한듯 부드러운 식감도 독특하다.

뜸북국(탕)을 취급하는 식당은 진도에서도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읍내에 있는 궁전식당은 소갈비 뜸북국의 명소다.

국내산 한우를 푹 삶아 기름기를 제거하고 진도 조도의 청정 해안에서 채취해 말린 뜸북을 넣어 다시 삶는다.

미역국을 떠오르게도 하지만 해초에 어우러진 소갈비 국물의 개운함은 미역국과 비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별미다.

진한 국물은 숙취 해소에 좋고 임산부, 여성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뚝배기 국물에 밥 한 공기를 말아 젓갈, 김치, 김 등 진도의 자연환경을 담은 한상을 비우고 나면 1만2천원 밥값이 아깝지 않다. 궁전음식점 ☎ 061-544-1500

◇ 여름철 최고의 밑반찬, 강진 우무콩국

해조인 우뭇가사리를 맑은 물에 깨끗이 씻어 햇볕에 바랜 것을 푹 고아, 찌꺼기를 걸러내 식히면 우무가 된다.

우무는 예로부터 채 쳐서 콩국에 띄워 청량음료로 사용했다. 강진 등 전남에서는 우무콩물이라고 불렀다.

우무 자체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지만 별다른 영양가가 없다.

함께 먹는 콩물에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 별미이자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

강진지역 어지간한 식당에만 가면 여름철 밑반찬으로도 내놓는다.

▲ 참모자반으로 끓인 완도 몰국

◇ 참모자반으로 조리한 완도 몰국

이름도 생소한 몰국, 다른 지역에서는 몸국이라고 불리는데 인터넷에서도 찾기 힘든 국물요리다.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채취하는 참모자반을 남해안에서는 몰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참모자반을 다른 해초류 등과 함께 된장 등에 풀어 끓이는데 속풀이에는 그만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지만 지난 4월말 열린 완도해조류박람회 요리경연에 출품해 상을 받기도 했다.

한여름에는 먹기 힘들고 늦은 봄까지 맛볼 수 있다.

완도 생일도의 월드식당(☎010-3931-4154)에 사전에 요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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