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좋은 일자리 늘리는 게 진정한 일자리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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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좋은 일자리 늘리는 게 진정한 일자리 해법이다
  • 연합뉴스
  • 승인 2017.08.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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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소규모 영세기업의 취업자 수는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비해 대기업 취업자 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경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전체적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청년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 사정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별로도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는 줄고 서비스업 취업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일자리의 양은 물론 질도 함께 높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종업원 300명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6만3천 명으로 지난해 2분기 때보다 2만5천 명이 줄었다. 감소 폭은 전년 동기 대비 8만4천 명이 줄었던 2010년 3분기 이후 27분기 만에 가장 컸다. 대기업 취업자 수는 2012년 2분기 이후 한 분기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늘어났고, 증가 폭은 지난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만1천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증가 폭이 작아져 작년 4분기에는 2만 명 증가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는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1만8천 명이 줄었다. 반면 종업원 4명 이하 기업의 취업자 수는 987만2천 명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4만7천 명이 늘었다. 증가 폭도 19만6천 명이 증가했던 2014년 1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컸다. 지난 5월 말 현재 전체 취업자 수는 2천682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37만5천 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동월 대비 4개월 연속 30만 명을 넘었다.

'고용의 질' 악화는 산업별 취업자 수 변동 추이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고용 안정성이 높고 보수도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지난 5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5월에는 2만5천 명이 줄었다고 한다. 대조적으로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과 교육서비스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등의 종사자는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서도 서비스업 최고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금융ㆍ보험업 취업자 수는 줄었다고 한다. 자영업자 수도 지난 5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도 취임 후 첫 번째 업무지시로 일자리 정책을 주도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고 위원장을 맡았다.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의 실업 상태라니 일자리 창출 문제가 그만큼 절박했을 것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 단축 등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 악화 해소 정책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도 편성해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필요 없는 규제를 과감히 푸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정치권도 기업들의 숙원인 규제 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기본법 처리를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용창출 잠재력이 기대되는 혁신형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규제만 남겨두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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