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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한하는 트럼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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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5  19: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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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8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반대하는 반미(反美) 성향의 단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찬성하는 보수성향 단체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서울 도심 곳곳에서 각각 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해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 가용한 경찰력을 총동원해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경찰은 경호상황본부를 가동해 외교부, 경호처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서울에는 최고 수위인 '갑(甲)호 비상령'을 내리고, 경기·인천지역에는 경계강화를 발령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한 건수는 서울에서만 109건에 달한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권 76건, 국회 주변 25건, 트럼프 대통령 숙소 인근 4건, 현충원 4건 등이다. 집회 신고는 대부분 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 등 220여 개 반미·진보 성향의 단체들로 구성된 '노(NO) 트럼프 공동행동'이 한 것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28건에 대해 경호 및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 2건에 대해선 금지 통고를 했다. 금지 및 제한이 이뤄진 집회 장소는 대부분 청와대 인근 지역이다. 경찰이 청와대 인근에 신고된 시위 및 행진에 대해 금지 및 제한통고를 내린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외국 국가원수가 방한할 경우 대통령 경호처는 특정 구역을 '경호구역'으로 지정해 집회·시위는 물론 일반 시민의 통행도 일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호처와 경찰은 오는 7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있는 광화문광장을 포함해 세종대로사거리 이북 지역부터 청와대 인근까지를 경호구역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헌법상에 보장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찬반시위도 원칙적으론 허용돼야 한다. 하지만 의사 표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차분하게 이뤄져야 마땅하다. 그런 측면에서 '노 트럼프 공동행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일정을 따라다니며 조직적인 대규모 '반미 반 트럼프' 시위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법의 테두리를 넘거나 비이성적인 과격시위를 하고, 경찰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생길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누를 끼치고, 국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진보단체들은 지난 8월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형을 불태운 데 이어 지난 14일 부산에서 열린 미국 해군 창설 242주년 기념식장에선 북한의 김정일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할 때 쓴 'DOTARD'(노망난 늙은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한 전례가 있다. 북핵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국빈 방문하는 동맹국 국가원수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모독하는 행위는 정상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런 '반 트럼프' 과격시위 장면이 CNN 등 외신을 타고 미국 국민에게 전달되면 반한감정을 자극해 한미동맹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청와대가 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환영'을 당부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손님을 환대하는 것은 대대로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이라면서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 따뜻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예우해 따뜻하게 맞음으로써 한미 관계를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25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김정은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우방인 미국의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 문제를 우리 대통령과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다는 점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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