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동맹' 다진 한미 정상회담,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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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 동맹' 다진 한미 정상회담, 높이 평가한다
  • 연합뉴스
  • 승인 2017.11.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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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방한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6월과 9월에 이어 4개월여 만에 벌써 세 번째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가 그만큼 엄중해서다. 두 정상의 회동은 단독과 확대 회담을 합쳐서 1시간에 그쳤지만, 그 내용은 알찼다. 주요 의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군사협력과 한미동맹 강화, 경제·통상 분야 협력 등 세 가지 분야였다. 회담 직전만 해도, 국내외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 전략, 한국의 '3불(不) 입장'과 균형외교론, 미국의 통상압박 등을 놓고 한미 간 불협화음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을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한 '최대의 압박·제재 전략'을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추가 도발 시 단호하고 압도적 대응을 경고했다. 북한을 향해 한미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한목소리'를 냈다고 하겠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다"고 말해 '코리아 패싱' 논란을 직접 불식한 것도 자못 의미가 크다.

회담에서 가장 주목됐던 부분은 대북 군사옵션이 논의 여부였다. 지난주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미 정상이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위협이 매우 중대한 만큼 군사력은 고려해야만 하는 옵션이다. 반드시 의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논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무시해도 좋을듯하다. 공동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끔찍한 위협", "북한의 독재자가 수백만의 무고한 인명을 위협", "북한은 전 세계적 위협으로 전 세계적 조치를 필요로 한다" 등의 발언을 했으나, 종전보다 수위는 높지 않았다. 그는 북한의 무기자금 조달 차단을 위해 모든 국가에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과 대북 교역·사업 전면 중단을 요구하면서 "군사 조치 외에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일단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의 각종 무력시위를 두고는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하는가 하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와 합의하는 게 좋다. 이 부분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하니 두고 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와 우리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우리의 전방위적 능력을 사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필요시에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유사시 '방어용 군사옵션'은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의 '3불 입장'과 균형외교론이 한미동맹에 혼선을 주는 게 아니냐는 국내외 일각의 의구심도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정도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사드 배치는 검토 안 하며,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군사동맹으로 진전시키지 않는다는 '3불 입장'은 지난주 중국과 사드 문제를 풀면서 우리 정부가 표명한 것이고, 균형외교론은 문 대통령이 최근 한 외국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3불 입장'을 두고 맥매스터 보좌관이 "한국이 그 세 가지 영역에서 주권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이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논란은 북핵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차원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하기로 한 두 정상의 합의와, "균형외교는 미·중 사이의 균형외교를 말하는 게 아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답변으로 이제 수면 아래로 내려가게 됐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자체 방위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강하고자, 한국이 상당한 규모의 미국산 첨단무기를 구매하고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합의한 대목이다. 두 정상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핵 추진 잠수함과 최첨단 정찰자산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서는 그 규모를 7조8천억 원 정도로 추산하기도 한다.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들어, 미국이 무역적자를 이유로 무기 구매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조건에 기초한 조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선 미국의 최첨단 무기 구매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도 그런 맥락에 있다. 국민의 혈세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정부는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미국이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선, 두 정상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 증진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촉진한다"는 원론적 선에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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