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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新 남방정책' 경제·외교 새 지평 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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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1  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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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협력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신(新) 남방정책'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를 발표하고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지금의 중국 수준인 2천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계획까지 제시됐다. 신 남방정책은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밝힌 신 북방정책과 맥락이 닿아 있다. 북쪽으로는 극동과 동북아, 유라시아까지 진출하고 남쪽으로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탈피해 경제적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넘어, 향후 미·중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 같아 환영하고 고무할 만하다.

동남아 10개국이 참여한 아세안은 값싼 노동력을 가진 생산기지를 넘어서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교역대상으로 2위이고, 투자지역으로도 2위다. 신 남방정책은 이런 추세를 더 가속하겠다는 것으로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주창해온 대외경제구상의 핵심축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구상한 것이지만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터라 시장 안보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이 사드배치 철회를 압박하며 경제보복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경제의 중국시장 의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유커들이 일제히 발길을 끊고, 현대차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고,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중단 조치가 잇따라 이뤄지면서 전체적인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사드배치를 둘러싼 경제보복은 다행히 해소 과정에 들어선 듯하지만, 중국과 또 다른 갈등 사안이 생겼을 때 제2, 제3의 보복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아세안과의 교역이 확대돼 중국시장만큼 커지면 중국이 경제보복을 하더라도 충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세안 회원국은 모두 북한과 수교하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아세안 국가들이 북한을 설득해 대화에 나서게 하거나, 북핵 등 한반도 안보현안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끌어내는 데 '원군'이 될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나 외교·안보적으로나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시급한 듯하다.

정부는 아세안에 파고들 전략으로 사람(People)과 평화(Peace), 상생번영(Prosperity)의 '3P'를 내세웠다. 한류 등을 활용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인적교류를 확대하고, 안보협력으로 역내 평화를 도모하며, 노동력과 자원·기술을 공유해 상생 번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아세안 시장은 일본과 중국도 노리고 있다. 일본은 막대한 공적원조(ODA)를 앞세우고 있고, 중국도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통해 물량공세를 펴는 형국이다. 신 남방정책이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경제와 외교·안보의 새 지평을 열려면 이를 상쇄할 만한 실질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일본은 아시아 침략의 과거사가, 중국은 패권추구에 따른 경계감 등이 걸림돌이라고 하나, 우리가 안심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신 남방정책이 강력한 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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