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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대통령제 고쳐서 써야…총선 석패율제 도입 필요"회고록서 개헌 방향 제시…"소선거구제는 내 정치분야 실패작"
"신연희 강남구청장 얘기 나올 때마다 후회…구청장 선거제 폐해"
"靑, 인사권 독점해 줄서기…총리·장관에 실국장 인사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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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1  15: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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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국무총리는 개헌과 관련해 대통령제를 수선해서 쓰고, 국회의원선거에는 '석패율제'를 도입하자고 방향을 제시했다.

또, 서울시 등 자치구의 구청장 선거를 없애고, 시장이 후보를 지명해 구의회 동의를 얻게 하자고 제안했다.

고 전 총리는 1일 공개한 '고건 회고록 : 공인의 길'에서 이처럼 '대통령 권한분산형 개헌'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대통령중심제를 학습해왔고, 남북 대립관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이 내각책임제니 뭐니 새로이 학습을 시작하면 오래 걸린다. 기왕에 대통령제를 학습해오면서 '이런 점은 잘못됐구나' 느꼈던 것을 고치는 것이 좋다"며 "몇십 년 해오던 걸 수선해서 써야지, 새집을 짓는다고 나서면 집 짓다가 만다"고 밝혔다.

이원집정부제도에 관해서도 "내치와 외교, 국방을 구분한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어떻게 구분이 되나. 이원집정부제에서 내치와 외치를 구분한다는데 그게 가능한가. 꼭 이원집정부제도라고 이름 붙일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학습해오면서 느꼈던 것을 고쳐 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 2005년 취재진에 둘러싸인 고건 전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전 총리는 국무총리 2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 당시 권한대행, 서울시장 2번, 장관 3번, 37세의 나이에 최연소로 전남지사를 역임했다.

고 전 총리는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 재조정에 대해 "총리는 정치적 지분이 있는 주주형, CEO(최고경영자)형, 집사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대(對)국회 관계에서는 정무형, 내각과의 관계에서는 행정형, 국민과의 관계에서는 통합형이 돼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또 "예부터 총리를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이라 불렀는데 일인지하는 맞지만, 국민과의 관계에서는 만인지중(萬人之中·萬人之衆)이라 생각했다"며 "내 아호가 우민(又民)이다. 관을 그만두면 또다시 백성, 또다시 국민이라는 뜻이다. 총리가 국민 위에 있는 만인지상이 아니라 국민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 국민 속의 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헌이 내각제·이원집정부제로 가는 게 아니라 중임제 등 대통령제를 개선하는 차원이라면 국무총리가 아니라 '국무조정총리'로 역할을 제도화해야 한다. 해임건의도 해임제청권으로 헌법에서 바꿔서 해임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국무위원 임명제청권도 서면으로 제도화하라"고 제안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총리와 내각의 인사권을 분점 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청와대가 모든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에 엄청난 줄서기 인사이다. 각 부처의 국장급까지도 전부 줄서기를 한다. 그러니까 행정 각부의 실·국장급 인사권은 총리와 각부 장관에게 부여해야 한다. 이를 헌법에 넣어도 좋고, 법에 넣어도 좋고 법적으로 해야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 1989년 고건 서울시장 국회 보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전 총리는 자신의 행정분야 실패사례로 전남지사 시절 고로쇠물 채취를 금지했던 일을 꼽았고, 정치분야 실패사례로는 자치구제 도입과 소선구제 도입을 거론했다.

그는 1986년 민정당 지방자치제도 특별위원회 위원장 시절, 서울·부산·인천의 구청은 '자치구'로 정해 구청장 선거를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고 전 총리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사이에 갈등이 있다. 이게 자치구의 구청장 선거제로 인한 폐해다. 이걸 볼 때마다 내가 잘 못 했다고 느낀다"며 "민선 서울시장이 구마다 구청장 후보를 내서 구의회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돌려야 한다. 그러면 신연희 강남구청장 사건 같은 것은 안 일어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방안을 개헌할 때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 전 총리는 또 "자치구제 도입보다 더 큰 실패는 소선거구제 만들어 놓고 소선거구에 입후보해서 낙선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7년 민정당 선거제도위원장을 하면서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를 놓고, 3당 협상작업을 했다.

   
 

고 전 총리는 "통민당만 합의하면 끝나는 거였는데, YS(김영삼)가 설악산에서는 중선거구제에 서명했다가 이틀 뒤 속리산에서 소선거구제로 바꿨다. 이건 숨겨진 이야기"라고 회고록에 적었다.

고 전 총리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역풍을 맞아 재선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20대에 고등고시 낙방 이후 인생에서 두 번째로 맞본 큰 실패'라고 표현했다.

고 전 총리는 소선거구제에 대해 "민주화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해도 그 뒤에 오히려 폐단이 많다. 호남당, 영남당 지역패권 정당이 거기서부터 기반을 닦았다"며 "일본식으로 비례대표를 늘리고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훨씬 달라질 것이고, 제3지대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석패율제는 소선거구제 선거의 지역구에서 아깝게 당선되지 못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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