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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안부 문제 '보편적 인권' 차원서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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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0  08: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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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흠결이 드러난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의 기본 처리 방향이 확정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강 장관은 2015년 박근혜 정부가 맺은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뭣보다 피해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협상 과정에서 민감한 부분들은 피해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일본에 유리한 이면 합의를 맺는 등 절차와 내용 모두에서 중대한 흠결이 확인됐다. 그렇게 되자, 합의 무효 및 전면 파기, 재협상 요구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 정부에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나라 간의 공식합의인 만큼 일방적 파기는 국가 신뢰도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피해자 중심 접근이라는 '원칙'과 한일관계라는 '현실'을 고려한 불가피한 절충인 셈이다.

정부는 특히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 재단에 출연한 10억 엔은 우리의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 기금의 출연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총리 자격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와 반성의 뜻 표명과 함께 3대 핵심 합의 사항에 속한다. 그러나 양국 협상팀의 액수 산정 과정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이 배제된 데다가, 일본이 이 돈만 내면 마치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되는 양 본질을 호도하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의 이 결정은 사실상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돈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다만, 이 기금의 처리는 일본 측과 협의하는 한편, 재단 운영 방안은 피해자와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은 시혜성 차원의 기금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에 따른 법적 배상'이었다.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일본 정부를 향한 당부도 있었다. 강 장관은 "일본이 스스로 국제 보편 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 ·존엄의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계속 노력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한결같이 바라는 것은 자발적이고 진정한 사과"라고도 강조했다.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일본 스스로 진정성을 가지고 제대로 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는 주문이다. 축소하고 덮으려고 해선 피해자들의 마음을 살 수 없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일본은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라고 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합의했는데도 실행하지 않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즉시 항의하겠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나, '흠결이 많은 불공정한 합의'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일본이 그렇게 당당하게 나설 입장도 아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가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전시 여성 성폭력에 관한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사실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한일 양국 차원'에서 밀실 협의를 통해 합의했다고 해서 다 끝난 일은 아니다. 일본 정부의 성숙해진 모습을 보고 싶다.

정부의 이날 발표를 두고 피해자 할머니들과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등 관련 단체들에선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중대한 흠결들이 있는 만큼 합의는 원천 무효이고, 따라서 파기를 선언하고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일관계에 대한 고려로 일본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것, 일본의 지원기금 반환 결정을 안 한 것 등을 문제로 삼았다.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비난마저 나왔다. 강 장관이 "피해자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모두 충족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이해를 구했으나 역부족이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내용이 없다거나 재협상 요구를 포기한 것은 대선 공약 파기라면서 비판에 가세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이번 정부 발표는 2015년 합의의 현실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앞으론 가해자인 일본에 사과해달라고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지적과 비판들을 겸허하게 듣고 최선의 후속조치가 무엇일지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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