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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사태 이 지경 되도록 산은은 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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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5  08: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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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자 그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GM 측은 높은 임금수준 등 한국GM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주로 탓하지만 노조와 정치권 일부는 GM 본사의 부당한 경영행태가 문제라고 맞선다. 그 와중에 한국GM의 2대 주주(지분율 17.02%)인 KDB산업은행의 책임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산은은 2002년 대우자동차를 GM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채권단 대표로 출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GM이 2017년 10월까지 15년간 보유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한 '자산처리 거부권 협약'을 맺은 당사자도 산은이다. 그런데 협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던 한국GM이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3월 주주감사 청구권을 행사해 한국GM에 경영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GM은 요청받은 116개 자료 중 6개만 제출했다고 한다. 사실상 감사를 거부한 셈이다. 산은은 한국GM 이사진 10명 중 3명에 대한 추천권도 갖고 있다. 실제로 산은이 추천한 이사 3명이 이사진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산은 추천 이사들은 한국GM의 의사결정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일례로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산은이 언제 알았는지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우리 정부에는 하루 전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 따르면 문제의 씨앗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뿌려졌다. 강만수 당시 회장은 산은을 세계적 상업투자은행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에 따라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GM 등 100여 개 '집중 매각' 대상 기업들에 대한 감사를 뒷순위로 미뤘다. 어차피 매각할 기업인데 철저히 감사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산은이 주주 권리 행사를 태만히 하면서 GM이 자신들 입맛대로 한국GM을 이용하게 됐다는 말이 파다하다. GM이 한국GM에 부품이나 기술을 제공하면서 이전가격을 높여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다. 그런데 정부가 한국GM을 세무조사한 것은 2013년 단 한 차례고, 그마저 정기조사였다. 당시 국세청은 이전가격 논란과 관련해 273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1조 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GM을 소홀히 관리한 부분에서는 정부도 책임이 있다.

산은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가 나오자 다시 주주감사 청구권을 발동했다.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한국GM의 재무상태를 실사한다는 것이다. 산은은 작년 3월 한국GM이 감사를 거부했을 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번엔 나빠진 여론에 밀려 다시 감사를 시도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상황에선 한국GM도 작년처럼 막무가내로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산은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했느냐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정부도 떳떳한 처지는 아니다. GM으로부터 자금지원을 요청받은 사실조차 쉬쉬하다가 뒤늦게 국회 상임위에서 질문을 받고 인정했다. 한국GM한테 뒤통수를 받았다는 푸념이 나오는데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가 좋지 않게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산은은 상황을 단단히 장악하고 철저히 업무를 챙겨야 한다. 일단 한국GM에 대한 재무감사를 세밀하게 진행해 세간에 떠도는 논란의 진위부터 밝혀야 한다. 국내법을 어긴 부분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추징금 부과든 자금 환수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GM 측은 추가 철수설을 흘리면서 이달 말로 협상의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오만한 그들의 협상 전략에 말려들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GM 측의 진의는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엄정한 태도를 보여야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 기조에서 GM과의 협상에 신중히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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