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6.18 월 08:43
광주데일리뉴스
> 오피니언 > 사설
한국GM 사태 이 지경 되도록 산은은 뭐 했나
연합뉴스  |  gjdaily@gjdaily.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2.15  08:52:07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자 그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GM 측은 높은 임금수준 등 한국GM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주로 탓하지만 노조와 정치권 일부는 GM 본사의 부당한 경영행태가 문제라고 맞선다. 그 와중에 한국GM의 2대 주주(지분율 17.02%)인 KDB산업은행의 책임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산은은 2002년 대우자동차를 GM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채권단 대표로 출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GM이 2017년 10월까지 15년간 보유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한 '자산처리 거부권 협약'을 맺은 당사자도 산은이다. 그런데 협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던 한국GM이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3월 주주감사 청구권을 행사해 한국GM에 경영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GM은 요청받은 116개 자료 중 6개만 제출했다고 한다. 사실상 감사를 거부한 셈이다. 산은은 한국GM 이사진 10명 중 3명에 대한 추천권도 갖고 있다. 실제로 산은이 추천한 이사 3명이 이사진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산은 추천 이사들은 한국GM의 의사결정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일례로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산은이 언제 알았는지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우리 정부에는 하루 전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 따르면 문제의 씨앗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뿌려졌다. 강만수 당시 회장은 산은을 세계적 상업투자은행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에 따라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GM 등 100여 개 '집중 매각' 대상 기업들에 대한 감사를 뒷순위로 미뤘다. 어차피 매각할 기업인데 철저히 감사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산은이 주주 권리 행사를 태만히 하면서 GM이 자신들 입맛대로 한국GM을 이용하게 됐다는 말이 파다하다. GM이 한국GM에 부품이나 기술을 제공하면서 이전가격을 높여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다. 그런데 정부가 한국GM을 세무조사한 것은 2013년 단 한 차례고, 그마저 정기조사였다. 당시 국세청은 이전가격 논란과 관련해 273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1조 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GM을 소홀히 관리한 부분에서는 정부도 책임이 있다.

산은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가 나오자 다시 주주감사 청구권을 발동했다.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한국GM의 재무상태를 실사한다는 것이다. 산은은 작년 3월 한국GM이 감사를 거부했을 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번엔 나빠진 여론에 밀려 다시 감사를 시도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상황에선 한국GM도 작년처럼 막무가내로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산은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했느냐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정부도 떳떳한 처지는 아니다. GM으로부터 자금지원을 요청받은 사실조차 쉬쉬하다가 뒤늦게 국회 상임위에서 질문을 받고 인정했다. 한국GM한테 뒤통수를 받았다는 푸념이 나오는데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가 좋지 않게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산은은 상황을 단단히 장악하고 철저히 업무를 챙겨야 한다. 일단 한국GM에 대한 재무감사를 세밀하게 진행해 세간에 떠도는 논란의 진위부터 밝혀야 한다. 국내법을 어긴 부분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추징금 부과든 자금 환수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GM 측은 추가 철수설을 흘리면서 이달 말로 협상의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오만한 그들의 협상 전략에 말려들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GM 측의 진의는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엄정한 태도를 보여야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 기조에서 GM과의 협상에 신중히 임하기 바란다.
 

연합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많이 본 기사
1
[격전현장을 가다] 무소속 돌풍…무안군수 선거 '박빙'
2
'생활과학 촉진' 광주시과학전람회 시상식 개최
3
'봉황기 전국사격 대회'…나주서 6월1일 개막
4
김홍빈 대장 "2019년까지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
5
장석웅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전남교육으로 보답하겠다"
6
굳건한 한미공조 확인하고 북미 중재 외교력 발휘해야
7
광주시교육청, 서울권 주요대학 대입 설명회 개최
8
광주시교육청 교무실무사 '역량 강화 워크숍' 최초 실시
9
가정폭력 근절, 화목한 사회의 첫걸음
10
[영화 신세계] 한국형 킬빌 '독전' vs 오락영화 '한 솔로'
오피니언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경찰개혁 완수하기를

정년 퇴임하는 이철성 경찰청장 후임에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내정됐다. 민 차장은...

52시간 근무제 눈앞…'워라벨' 시발점 되길

다음 달부터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리산반달가슴곰, 끝내 죽음으로 내몰 수 밖에 없었나

지리산반달가슴곰, 끝내 죽음으로 내몰 수 밖에 없었나

지리산 벗어나면 죽음으로 내몰리는 지리산반달...

여당에 힘 실어주고 야당에 회초리 든 민심

6·13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여당을 심판한 것이 아니라 야당에 회초리를 들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광주광역시 서구 금화로 278 (화정동, 407-8번지 국민생활관 202호)  |  대표전화 : 062-222-6800  |  팩스 : 062-222-6801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광주 아 00136  |  회장 : 서귀원  |  발행인 : 오영수·윤순오  |  편집인 : 신현호  |  방송국장 : 조찬천  |  등록일 : 2013. 5. 2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현호
Copyright © 2013 광주데일리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