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계에서 성폭력 피해 증언이 쏟아지면서 '미투 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신체적 접촉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요.
성희롱 발언 등 언어적 성폭력이 더 많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지숙 기자입니다.
[기자]
한 여성 신입사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세간에 알려진 '한샘 성폭력 사건', 사건만큼이나 피해자를 힘들게 했던 것은 '꽃뱀'이라는 누명이었습니다.
서지현 검사도 앞서 피해 여검사들이 오히려 '남자 검사들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같은 '꽃뱀론'부터 심하게는 직접적인 성적 모욕까지, 언어적 성폭력이 만연해있지만 가해자들은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흔히 할 수 있는 얘기' 정도로 생각해 직장 선배나 동료 등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피해자에게는 때로 평생을 갈 정도로 상당한 트라우마로 작용하지만 메시지 등 증거가 남지 않으면 처벌이 어려운 데다, 사과를 받기도 어색해 당사자도 참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언어적 성폭력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처벌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서로 간에 언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신체적인 피해까지 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언어적 성폭력을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 개선과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