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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 한국 '철강 관세' 먼저 푸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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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0  21: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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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등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조치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포함됐다. 이번 행정명령의 효력은 서명일로부터 15일 후인 23일부터 발효된다. 이른바 트럼프 발(發) 글로벌 무역전쟁이 공식화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외국의 공격적 무역관행이 미국 산업을 파괴했고, 이는 우리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우리 동맹이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것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연관된 듯하다. 이번 관세 면제 조치를 나프타 재협상의 지렛대로 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미국은 두 나라를 상대로 다음 달 초부터 8차 나프타 재협상을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조치 대상국에 대해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한다면 면제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행정명령 발효 이전의 양자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관세 면제국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관세부과 대상에 오른 나라들이 미국과 치열한 막판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이번 일괄관세 부과는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 중국과 EU 등 관세조치 대상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거쳐 보복 관세로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에 맞서 수입 자동차 등에 보복 관세를 물리고, 상대국이 부과하는 만큼 관세를 되돌려 물리는 '호혜세'를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보복 관세의 악순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출이 경제를 이끄는 우리로서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는 무역전쟁은 최악의 상황이다. 무역전쟁은 미국에도 좋을 게 없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는 교역규모 축소를 불러와 세계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자리를 늘리려고 시작한 무역전쟁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수도 있다. 미 공화당과 행정부의 상당수 인사가 포괄적 관세조치에 반대한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미국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관세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우리의 '핵심 이익'이 침해당하지 않게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 같다. 정부는 한국을 관세조치 대상에서 빼는 '국가 면제' 협상을 하고, 철강업계는 특정품목의 관세 면제를 요청하는 '품목 제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행정명령 발효일) 이전에 관세조치 예외 국가로 인정받게 최대한 설득하겠다. 그게 먹히지 않으면 차선책으로 철강업계와 협조해 '품목 제외'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품목 제외'를 인정받으려면 미국 철강업계의 청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와 업계는 총력전을 펼쳐 소기의 성과를 내기 바란다. 하지만 미정부가 먼저 철강관세 예외를 인정하는 게 가장 좋다.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만나 철강 관세 예외국 인정을 요구했다. 정 실장은 "오늘 상황을 봐라. 한미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며 강하게 압박했다고 한다. 매티스 장관뿐 아니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챙겨보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정부가 말만 하지 말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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