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19 토 11:48
광주데일리뉴스
> 오피니언 > 사설
영화관람료 인상…이게 담합 아니면 뭐가 담합인가
연합뉴스  |  gjdaily@gjdaily.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4.21  20:45:34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영화상영시장을 장악한 대형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3사가 영화관람료를 잇달아 올리고 있는데 수상하기 짝이 없다. 선두업체인 CGV가 지난 11일 영화관람료 1천 원 인상을 단행했고, 롯데시네마는 19일부터 1천 원 올렸으며, 메가박스는 27일부터 1천 원 더 받기로 했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8일 간격으로 1천 원씩 '군대처럼 질서 있게' 그리고 '친구처럼 사이좋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멀티플렉스 3사는 2016년에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순서로 관람료를 끌어올렸다. 소비자들은 이런 게 담합이 아니면 뭐가 담합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담합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 유지, 변경해서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한다. 담합 행위는 소비자들에게 다른 상품에 대한 선택의 여지를 없애므로 일종의 착취라고 볼 수 있다. 근원적으로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을 떨어트려 국민에게 깊고 넓은 피해를 준다. 두말할 필요 없이 중대한 범죄행위다. 이들 멀티플렉스 사는 절대로 담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임대료가 꽤 올랐고, 최저임금도 상승했으며, 영화관 의자도 자주 바꿔야 하니 시장원리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관람료 인상에 대해 각사 담당자들이 서로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담합에 해당하느냐고 항변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들의 관람료 인상을 주시하고 있지만, 구체적 증거가 없다면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사업자가 먼저 가격을 올리고 나머지 사업자들이 뒤따라 인상하는 '모방행위'만으로는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공정위가 담합 조사에 들어가더라도 불법행위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들로서는 답답하고 화가 난다. 이들 업체가 관람료 인상에 합의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누가 봐도 담합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똑같은 1천 원씩 올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설령 그들이 은밀하게 만나 담합을 결정하지는 않았더라도 결과는 담합과 다름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영화상영시장의 97%를 장악한 이들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추가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해 좀 더 엄격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당사자들이 모여서, 의견을 주고받고, 합의해야만 담합으로 판정할 수 있다면 업체들이 쉽게 법망을 빠져나가고 담합 행위는 넘쳐날 것이다. 첨단기기가 범람하는 시대에 누가 남들이 알 수 있는 어설픈 방식으로 가격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하겠는가. 일부 시민단체는 이들의 가격 인상에 명시적 합의가 없었더라도 묵시적 합의 가능성이 있어 담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기에 거의 합의한 것과 다름없이 일사불란하게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런 주장을 내치지 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부 당국이 지나치게 민간 분야의 가격 결정에 개입하면 시장경제의 기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망가지면 그 피해 역시 국민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많이 본 기사
1
광주 사직동마을 문화재생 '전통혼례연' 시연회
2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소통수석 내정
3
영암군, 구림마을서 '시골여행 # 情' 29일 열려
4
<늙은 코미디언 이야기> 민·관·학 협업 연극 무대
5
[포토 에세이] '아듀 2018'…희비의 순간들
6
'시인이 된 곡성 할매' 다룬 영화 〈시인할매〉 2월 개봉
7
영암군, 전남도 일자리창출·투자유치 수상
8
한전공대 후보지 6곳 제출 마감…"이제부터 2라운드" 돌입
9
광주문화 찾기·바꾸기…문화적 '매개' 역할 광주문화재단 1년
10
전국고용서비스협회 광주시지회 "동반 성장하는 초석 다진다"
오피니언

'수소경제' 선도국가 무리한 꿈이 아니다

정부가 17일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율곡로 칼럼] 의원정수 확대, 이쯤에서 접어라

[율곡로 칼럼] 의원정수 확대, 이쯤에서 접어라

선거제 개혁이 의원정수 확대 논란으로 이어지...

체육계 잇단 '미투'…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코치들에게 고교 시절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와 전직...

靑파견 장교가 카톡에 군인사 문건 올렸다니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군 장교들이 대통령이 결재한 군 인사 관련 문건을 ...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광주광역시 서구 금화로 278 (화정동, 407-8번지 국민생활관 202호)  |  대표전화 : 062-222-6800  |  팩스 : 062-222-6801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광주 아 00136  |  회장 : 서귀원  |  발행인 : 오영수·윤순오  |  편집인 : 신현호  |  방송국장 : 조찬천  |  등록일 : 2013. 5. 2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현호
Copyright © 2013 광주데일리뉴스. All rights reserved.